권희로의 시와 시조세상 84

▲ 권 희 로시인, 시조시인

돈두리 돈두리 돛대머리 도두리
도장산에서 뻗은 줄기 돛대머리 같아라
도장산 아래 돈두암에 바닷물이 철렁이면
돛단배 슬렁이며 떠가는 듯 하노메라

어라 어라 어허라 우리두리 도두리야
우리 둘이 함께 해 큰힘 되면 이길레라

돈두리 돈두리 돈두리 도당산 밑 도두리
도당산에서 바라보면 뱃터말의 나루터
돈두리 마을 사람사람 서로 돕는 이웃이라
배터말 배가 들면 바쁘기도 하노메라

어라 어라 어허라 우리두리 돈두리야
우리 둘이 함께 해 큰힘되면 이길레라

돈두리 돈두리 돈두리 돈두암을 아느뇨
정의로운 힘센 장수 돈두암에 발자국 찍고
외적을 물리치려 훈련하던 자국이라
돈두리 평화마을 두리 두루 함께 사네

어라 어라 어허라 우리두리 도두리야
우리 둘이 함께 해 큰힘되면 이길레라

 

* 도두리는 도두리벌 입구에 형성된 마을이다. 본래는 지금보다 위쪽에 있던 것이 저습지가 간척되면서 현재의 위치로 옮겨왔다. 이 마을은 도장산에서 바다를 향해 뻗어 내린 낮고 기다란 능선이 돛대와 같아서 ‘돛대머리’, 도장산 위에 돈두정이 있어서 ‘돈두정리’로 불렀다. 그러다가 도두리들이 간척되고 인구가 급증하면서 도두리로 정착되어 오늘에 이른다.
도두리 입구 도장산 모퉁이에는 돈두암이 있다. 예로부터 돈두암은 바다를 향해 우뚝 솟은 절벽이어서 절경을 이루었다. 그래서 이름 있는 선비들은 돈두암 위에 정자를 세워 시인 묵객들의 발걸음이 머물게 하였다.

 
돈두암에는 장수발자국이 찍혀 있다고 전해진다. 이것은 외적의 침입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힘 있는 장수가 나라를 구하기 위해 훈련을 하다가 찍힌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돈두암은 함정리의 지조 있고 청렴했던 처사 우남양이 자신의 벗이었던 조광조의 개혁이 실패로 돌아가자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자결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또 근래에는 가수 정태춘과 시인 박후기, 화가 김학원의 고향이기도 하여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한국전쟁 뒤 도두리벌의 간척과 함께 번영했던 마을은 최근 미군기지확장으로 도두리벌이 수용되면서 크게 쇠퇴하고 있다. (지명해설/김해규 한광중학교 교사 평택향토사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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