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시문(2016년 6월 29일자) 시론에서 필자는 국제도시로서의 명품도시 평택을 만드는데 암과 같은 존재는 평택시청이고 그 중심에 평택시장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을 제기했다. 도시건축의 미학, 시민의식의 품격, 자연과의 조화로운 생태도시라는 관점에서 보면 평택시는 낙제다.

최근 모산골 평화공원에 대한 평택시의 방향을 보니 녹색환경에 대한 시장의 의지가 있는가 의구심이 든다. 평택시장의 의지를 묻는 평택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지난 4월 7일 평택시청 앞에서 있었다. 평택시청은 모산골 평화공원과 장당공원을 민자개발방식으로 변경 검토 중이다. 모산골 평화공원 민자개발방식이란 민간개발업자가 동삭동 일원에 8만 4000여 평 규모로 조성중인 ‘모산골 평화공원’에 30%인 2만 1천여 평을 아파트부지로 전환하고 공원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공원 주변에는 3만 세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 아닌가. 서재 자이, 동삭지구, 동삭2지구, 세교지구, 모산영신지구, 신촌지구 등 아파트가 건설 중이거나 예정지다. 이런 아파트 밀집지역에 또 다른 아파트 단지 건설은 “공원지정 실효를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택시의 설명은 발상의 전환을 하지 못하는 철학 빈곤의 도시디자인이다.

생태환경을 신중히 고려하지 않는 개발 일변도는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량이 낭떨어지를 향해 질주하는 것과 같다. 세계보건기구는 2014년 한 해 미세 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를 700만 명으로 발표했다. 놀랍게도 이 수치는 흡연 조기 사망자 600만 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미세 먼지의 건강 유해성이 흡연보다 더 크다는 얘기다. 미세먼지는 후각신경을 타고 뇌 안으로 침투, 뇌혈관을 딱딱하게 만들어 뇌졸중 위험도를 높여준다. 초미세먼지는 인지기능이 떨어지거나 우울증이 생기거나, 심한 경우 파킨스병이나 치매 같은 것이 생길 수 있다. 어린이들은 호흡량이 성인보다 2-3배 많아 독성물질을 그만큼 많이 마시는 셈이다. 초미세먼지는 폐 깊숙한 곳은 물론 뇌까지 침투해 뇌신경계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어 특히 노인들에게도 위험하다.

개발에 생태환경을 배제한다면 평택시는 발암물질 실험장이라 불릴 수밖에 없다. 지금 평택시는 심각한 건강과 생명의 위협을 주는 벤젠, 포름알데히드, 석면, 비소, 비산먼지의 경연장 같다. 아래의 다섯 가지 이유는 평택시를 생태 위기의 도시로 만들고 있다. 첫째, 평택에 26만대 자동차 매연에서 나오는 1급 발암물질이다. 또 자동차의 이산화탄소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 1대당 1200평의 숲이 필요한데, 평택은 대부분 평야지대 아닌가. 둘째, 평택 세교산업단지 내 레미콘공장에서 순환아스콘 플랜트 증설 등으로 주민들이 악취로 몸살을 겪고 있다. 두통을 호소하는 세교중, 평택여고 학생들의 고통을 보라. 셋째, 한국 석탄화력발전소의 49%나 밀집된 충남 지역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인 1급 발암물질이 편서풍에 따라 평택으로 이동하지 않는가. 넷째, 중국발 초미세먼지에서 나오는 적지 않은 1급 발암물질이 평택으로 불어온다. 다섯째, 전국에서 평택은 대기의 질이 바닥수준이고, 산도 나무도 적은 삭막한 도시 아닌가. 게다가 평택시내는 건설 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먼지가 넘실거린다.

이러한 평택에서 녹지공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산도 적고 삭만한 곳에서 미세먼지의 경연장이 되고 있는 평택에서 그나마 계획된 공원 면적을 ‘경제성’ 이유로 줄이려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 평택시민들은 평택시의 관료화된 정책에 깊은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중대한 정책에 대해 평택시는 시민 동의 없이 결정하고 시민공청회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 평택시는 먼저 시민에게 정책 일반을 설명하고 시민들이 주도하도록 협조하고 시민들의 토론을 꾸준히 청취한 후 그 논의사항을 시정에 적절히 반영하는 것이 지방자치 아닐까. 평택시의 주인인 시민들은 시장의 들러리 정도로 생각하는 시 행정으로는 변화된 사회를 따라갈 수 없다.

평택시는 모산골 평화공원(8만 4천여 평) 부지 안에 추진하려는 아파트 개발은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평생 모은 돈, 암치료비로 사용할 수 없지 않는가. 오히려 평택시 전체를 녹색도시로 기획하는 발상의 전환은 어떤가. 독일 뮌헨도시처럼 말이다. 평야 지대인 뮌헨에 평택 절반 크기의 인조 숲을 일구어 낸 뮌헨시민처럼 평택시 자체를 공원도시로 만드는 것은 어떨까.

조종건 평택샬롬나비 사무처장(사) 한국시민교육연합 사회통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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