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콜 “콜비 받겠다”

콜비 내지 않던 시민들은 여전히 당황

평택시·시의회·브랜드콜 운영위원회·택시조합원이 함께 고민해야

평택역에 위치한 평택시 통합 브랜드 콜택시(일명 'Hi 평택콜') 사무실

브랜드콜 운영위원회가 결국 지난 16일 기점으로 콜비를 부과하면서, 브랜드콜 문제는 또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실제 브랜드콜을 호출하자 콜비가 부과되고 있었다. 평택역에서 만난 시민 장훈희(25)씨는 “콜비를 올리니 택시를 타고 가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특히나 평택은 면적이 넓어 이동거리가 긴 편인데, 앞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것에 대해 부담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브랜드콜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콜센터 간사들의 인건비를 두 달 넘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도 답답한 노릇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임금체불을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콜비 부과의 불가피함을 거듭 강조했다. 먼저 브랜드콜에서 자구책 마련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초기 브랜드콜에 가입한 조합원들의 회비는 통신비를 제외하고 1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운영난을 겪으며 2만5000원 선까지 올린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더 어떤 자구책이 있을 수 있겠나. 지금 그 이상 올리면 현재 600명대의 회원 수준이 더 감소할 것이라 브랜드콜 운영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하며, 회원들의 회비도 올린 상태임을 밝혔다.

평택시의 예산을 지원받으며 야심차게 출발한 브랜드콜은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 우선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낮은 택시조합원들의 브랜드콜 가입률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당초에는 브랜드콜 사업에 동의했던 조합원들의 숫자인 64% 정도를 계상하여 평택시 총 택시 1570여대 중 900대 이상이 가입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초기가입은 691대에 그쳤고, 현재는 600대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12월 브랜드콜 운영위원회 사무국장이었던 이 모 씨는 조합원원들의 회비를 제때 수금하지 않고, 평택시의 지원금 6억여 원 중 45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브랜드콜 가입률과 조합원 회비 미수금의 증가로 브랜드콜은 현재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브랜드콜 운영위원회는 매월 1000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해달라고 시에 요구했으나 이는 4월 추경심사에서 삭감되면서 지난 16일부터 콜비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김수우 위원장은 “1년 동안 시민의 혈세가 들어갔는데, 운영미숙으로 신뢰가 추락한 상황이다. 투명적인 운영과 자구책 마련으로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한 후에야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며 지금 당장 예산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또한 이병배 시의원은 “애초에 이 사업을 시작할 때는 초기 시설 지원비와 3개월간의 운영비만 지원하는 것으로 분명히 되어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운영이 될지 보장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또다시 혈세를 투입할 순 없다”며 브랜드콜 운영위원회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우선임을 밝혔다. 이병배 시의원(산업건설위원회)의 발언을 확인해 본 결과, 브랜드콜과 관련한 운영비는 초기 3개월만 지원해주는 조건이었음이 사실로 확인됐다.

브랜드콜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나름대로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다. 처음에 1만원으로 시작했던 조합원들의 회비를 현재 2만5000원까지 올린 상태이고, 또한 명세서와 콜비접수내역, 배차내역 등을 시 관계자에 전달한 상태이다. 전 사무국장으로 인해 신뢰도가 하락한 측면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한다. 또한 콜비를 올리면서, 택시조합원들의 배차적극성이 높아져 시민들이 체감하는 편의성은 높아지고 있다”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결국, 책임은 당초 가입률을 잘못 계상하여 사업을 추진한 시와 공금횡령 등으로 신뢰를 잃은 브랜드콜 운영위원회 측에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브랜드콜에 가입하지 않은 남부권과 서부권 택시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브랜드콜 콜비부과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갈등봉합이 쉽지 않은 상태이다. 서부권 조합원들은 콜비와 관련하여 조합원 개인이 10만원 정도의 회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브랜드콜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남부권과 서부권도 브랜드콜에 가입해서 함께 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브랜드콜 조합원 숫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브랜드콜 가입을 위해서는 단말기 설치비용이 들기 때문에 시의 예산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요원해 보인다. 결국, 평택시, 시의회, 브랜드콜 운영위원회, 택시조합원이 함께 머리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시민들과 조합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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