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믿고 주택·토지 마련위해 대출 받은 주민들 빚에 허덕여

막대한 사회적 비용 발생과 예기치 못한 피해자 발생

브레인시티 조감도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사업이 지분구조 변경 문제로 다시 표류하면서 수용지구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업이 10여 년 째 지체되면서 이주지역의 주택과 토지 마련을 위해 은행 문을 두드렸던 주민들은 이자폭탄에 허덕이다 경매에 넘겨지는 일이 허다해 고향 땅과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내몰린 주민들이 늘고 있다.

브레인시티 지주연합회(공동회장 원유관․최민숙)에 따르면 현재까지 집계된 경우만도 138가구가 경매로 토지 및 주택이 처분됐고 당장 경매 직전의 위기에 내몰린 사람만도 18명에 달했다. 10일 도일동 브레인시티 주민생활대책위에서 만난 박 아무개 씨(57)는 “사업이 미뤄지면서 매달 달력에 체크해 놓은 이자 날만 생각하면 정신이 아득해지고 죽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털어놓고 “그나마도 더 이상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로 빼앗길 상황까지 되버렸다”고 호소했다.

브레인시티 사업 지구 내 토지 소유 원주민은 약 1500여명으로 이중 상당수가 토지보상이 이루어질 것을 믿고 살집과 농지를 마련하기 위해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가 10여 년 째 사업추진이 미뤄지면서 계속 늘어나는 빚에 허덕이게 된 것이다. 브레인시티 사업 지연은 많은 사회적 비용 발생은 물론 시민들의 삶의 질 하락, 예기치 못한 피해자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땅을 담보로 토지주들이 받은 대출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만도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사업지구 지정에 따른 제약 때문에 재산권 행사를 제 때 못하거나 보상이 지연되면서 파생되는 피해도 적지 않다.

장안동에 위치한 H아파트의 경우 인접한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며 빗발치듯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해당 축사 역시 30여 년 전부터 현 위치에서 축산업을 운영해 온 터라 피해자이긴 매 한가지다.

브레인시티 주민생활대책위에서 만난 축사 관계자는 “오래전에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허가를 받고 축사를 운영해 왔기 때문에 현대식 설비를 갖춘 축사들과는 분명히 다른 한계가 있다”면서 “4년 전에 입주한 아파트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사업지구로 묶여 사업을 접고 싶어도 어쩌지 못하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우리 역시 피해자임에 틀림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사업이 지연되면서 재산권 행사 및 시설보강이 어려운 상황에서 구제역 등의 피해로 진 빚만 70억원에 달한다”면서 “현재도 생때같은 가축들을 굶길 수가 없어 사료회사로부터 수 억 원의 빚을 내 사료 값을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최민숙 브레인시티 지주연합회 공동회장은 “사업이 계속 지연되거나 해제되면 주민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경기도와 평택시, 지역정치인들이 주민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지분변경 승인 문제에 대한 법제처 심사가 빠른 시일 내에 내려지도록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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