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도 80웨클 이상인 지역만 방음시설 설치사업 대상으로…민간항공기 보상 기준은 75웨클

미군 항공기 소음으로 피해 받지만 방음사업에서 배제된 주민들 반발 예상

평택시 관련 조례, 국방부의 의견만 반영됐다는 지적 있어

“피해 받는 주민 위해 평택 국회의원은 소음기준 75웨클의 군소음법 발의하는 데 앞장서야”

최근 을지프리덤가디언(UFG)훈련에서 미군 고고도정찰기(U-2기)가 평택 오산공군기지로 착륙하고 있다.

평택시가 지난해 5월 제정한 ‘평택시 방음시설 설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미군 항공기 방음사업 대상 지역을 소음피해 영향도 80웨클 이상인 곳을 한정해 사업을 진행한다. 이번 소음 영향도 기준은 민간항공기 보상기준(75웨클)보다 낮아 오랫동안 미군 항공기 소음에 시달려 왔지만, 사업에서 제외된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소음영향도가 높은 지역부터 순서를 정해 진행되는 이번 방음사업은 서탄면 회화리 지역에서 우선 시행된다. 이를 위해 지난 16일 발표한 ‘2017년도 방음시설 설치사업 공고’에서 평택시는 지원대상을 “소음영향도 조사 결과 주거용 시설은 80웨클 이상”인 주거용 시설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웨클(WECPNL)이란 소음도에 운항횟수, 시간대, 소음의 최대치 등에 가중치를 주어 소음을 종합평가하는 것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에서 항공기 소음의 평가단위로 권장하는 단위다. 75웨클 이상의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청력손상, 수면방해, 정신장애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행 민간항공기 소음피해 보상기준은 75웨클이다.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미군특별법)’에 따라 진행되는 미군 비행기 방음사업도 당초 사업비 1800억원을 투입해 75웨클 이상인 지역의 2만6413개소에 방음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평택시는 소음도가 80웨클인 지역으로 기준을 완화해 방음 보강시설 대상이 4748개소로 80%이상 축소했으며, 방음시설 사업비로 책정됐던 예산 중 740억원을 신장동 도로확장에, 100억원을 농업생태공원에, 260억원을 팽성대교 확장에, 40억을 팽성 근내리-원정리간 도로확장에 전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평택시 방음시설 설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될 때 소음기준을 80웨클로 상향조정하면서 지원대상이 축소됐고, 이에 따라 사업비가 남게 되었다. 남은 사업비가 소멸되지 않게 처음 ‘미군특별법’의 취지에 따라 예산을 사용하게 된 것”이라며 도로 확장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방음사업 대상지역을 축소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하지만 방음사업의 근거가 되는 ‘평택시 방음시설 설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의 소음기준이 실제 피해 받는 주민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국방부의 입장만 반영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환우 평택시 시의원은 “아직 군소음과 관련해 법률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평택시와 국방부가 협의해 조례를 만들었다. 몇 년 동안 군소음법에서 보상 등의 소음기준을 75웨클로 할지, 80웨클로 할지 국회에서 합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80웨클을 이번 조례의 기준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평택시 국회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발의해 군소음법의 소음기준을 민간항공기 수준인 75웨클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에 따라 미군 항공기 방음사업도 형평성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항공기소음조사용역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평택에서 이번에 시행하는 미군항공기 방음사업은 국내에서는 최초의 군 공항 주변 소음대책 사업이다. 평택시가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좋은 선례를 만들어야 하는데, 결국 국방부의 의견에 따라 소음기준을 완화한 채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방음 사업에서 배제된 주민들의 반발이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시 관계자는 “평택시가 소음도 75웨클 이상 80웨클 미만인 지역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지금은 방음공사가 시급한 지역에 우선적으로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라며 “형평성을 위해 공재광 평택시장이 군소음법 제정을 위한 지방자치단체협의회(군지협)의 회장을 맡으며 군소음법에서 소음기준을 75웨클로 설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K-55일대 소음 등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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