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책 하나되는 평택' 연중 릴레이 기고 16 한광중 이영찬(중2), 김건우(중1)

>> 편집자주 16번째 ‘한 책 하나되는 평택’ 연중 릴레이기고는 두 중학생이 <조선의 아버지들>을 일고 느낀 점에 대해 대화하는 내용을 정리해 싣는다.

 

영찬 이 책은 우리가 알던 조선의 위인들을 ‘아버지’라는 또 다른 인물로 평가를 한 책이야. '조선의 아버지’들이 추구한 인생의 가치는 오늘날의 아버지들과 다를 것이 거의 없기에 우리가 알고 있던 위인의 삶이 아니라 아버지들의 진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볼 수 있지. “가정에서 아빠가 왕따를 당한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사실 본인들은 몰라요.” 등의 대화는 가정에서 소외받고, 사회구조 변동으로 인해 경제력을 상실하는 현대의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그에 반해 서로 다른 차원에 있다는 듯 아버지의 모습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가족과의 갈등이 가정에서 사회로 번지며 더욱 심화되는 듯해. 백승종 작가는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사랑이 가득한 가족관계를 형성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해.

건우 맞아요, 형. 우리가 알다시피, 아버지라는 역할은 정말 중요하지요.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또한 직장의 한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 하는 사람. 저는 이 책에서 이런 역할을 훌륭하게 맡아 냈던 12명의 아버지들을 보며 '아버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영찬 작가는 이들이 모두 성실하고 가족애가 넘치는 아버지였다는 점에 주목했어. 다산 정약용부터 영조까지 위인으로서가 아니라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12명의 이야기를 정독한다면 아빠의 마음을 백 배, 천 배는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건우 그렇죠. 아직은 멀었지만, 내가 그런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보는 계기가 되었구요.

영찬 정약용 선생은 정조의 총애를 듬뿍 받았지만 천주교 탄압으로 인해 유배를 가게 되잖아. 그는 자존감이 하락했을 아들들에게 더 학문에 힘쓸 것을 가르쳤대. 또한, 스스로를 멸시하면 더욱 자멸의 길을 걷는 것이니 늘 평화로운 마음가짐과 진취적 태도를 가질 것을 강조했고.

건우 음!, 특히 인상 깊게 느낀 점은 열두 명의 아버지들이 처했던 시대 상황이 정말 안 좋았다는 거예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후유증 때문에 가난에 시달렸던 박세당. 그는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그것을 숙명이라 여기고 무엇보다 자식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편지를 통해 교육을 잘 했는데, 자식이 잘못했을 때 바로 꾸짖지 않고 스스로 뉘우칠 때까지 기다렸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어요.

영찬 퇴계 이황도 마찬가지로 아들들에게 근검한 살림살이와 공부 둘 다 소홀히 하지 말 것을 당부했더라. 이 책을 읽다 보면, ‘아, 선비와 빈곤은 하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데, 어쩌면 일부러 빈곤을 자처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야.

건우 그러게요. 지금 우리 사회도 이처럼 취업난 등 불경기 속에 살아가고 있는데, 부귀영화는 뜬구름 같다고 하면서 항상 검소하게 살았던 이황 등 절약과 절제의 삶을 살았던 모습이 장차 아버지가 될 우리 청소년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아요. 그를 본받아서 콩죽 한 그릇이라도 풍족히 여기며 절약하고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너그러웠던 이익처럼 말예요.

영찬 맞아. 성호 이익 선생의 말을 들어보면, 평소의 반찬수도 최소로 줄이고 넉넉한 상차림은 꿈에도 없었고 심지어 귀빈의 방문에도 반찬수를 늘리지 않았잖아. 게다가 쾌락을 즐기지 않았던 이익 선생은 당시에 아주 흔했던 흡연 풍습조차 틀렸다고 할 정도로 매우 검소한 생활을 했다니 말이야. 하지만 이익은 그의 씀씀이만큼 속이 좁았던 건 아니래. 그는 효도의 의미에 대해,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아닌, ‘세상을 구하는 것이 진정한 효도’ 라고 할 정도로 세상을 바라보는 배포가 컸다는 거야.

건우 자식을 향해서도 참다운 사랑을 한 것 같아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서자 김집을 적자와 같이 아끼고 사랑하면서 친구처럼 많은 배움을 준, 선생님이자 친구이자 아버지였던 김장생. 전쟁 중에서도 일기를 쓰며 가족을 그리워했던 깊고 큰 사랑을 보여 준 영웅 이순신.

영찬 <조선의 아버지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모습은 다르지만 변치 않는 아버지다움을 열 두 명의 위인을 통해 찾을 수 있는 좋은 책이었어. 저자의 의도대로 독자들 모두 사랑이 가득한 가정 속에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야.

건우 맞아요, 형. 이렇게 '아버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이 책을 지금의 아버지들도 보시고 조금이나마 어깨의 짐을 덜고 '아버지'로서 방향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영찬 학생
김건우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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