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도로 변하는 평택 이전과 다른 흉악범죄 예방 위한 인프라 구축 필요

<편집자주> 지금까지 평택에서도 정치, 행정, 경제, 의료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국적인 인재를 배출해 왔다. 하지만, 평택에 거주하고 있지 않아 각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사람들의 소식을 평택시민들이 접할 기회가 적다. 이에 <평택시민신문>은 평택 출신 인사 중 각 전문분야에서 인정받고, 대한민국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10주에 걸쳐 소개한다. 이를 통해 평택시민과 평택 출향인사들이 소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나아가 지엽적인 시야를 넘어 전국적인 안목을 통해 평택시의 문제를 확인하고, 평택이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1년에 50건 이상 영업비밀 유출 사범 검거한 전문가로 경감 특진
경제범죄는 1만원 사기 사건부터 수백억 규모의 유사수신까지 다양
욕심을 비우는 것이 경찰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덕목

수사 브리핑 중인 정점영 팀장

과거 서울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 정점영(54) 팀장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산업기술 유출 용의자가 중국에서 인천으로 귀국한다’는 제보를 받았다. 정 팀장은 만반의 준비를 끝낸 후 용의자의 귀국일에 맞춰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첩보전을 방불케 하며 정 팀장은 입국장에 나타난 용의자를 검거하고, 그의 가방에서 A 기업 핵심기술이 담긴 노트북을 발견했다.

이뿐 아니라 정 팀장은 1년에만 최대 50건 이상의 영업비밀 유출 사범을 잡는 등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영업비밀 유출사건 전문가로 인정받아 경감으로 특진하게 됐고, 현재는 수서경찰서 경제1팀장을 맡고 있다. 또한, 국내 유수 기업의 초청으로 기업 기밀 보안 컨설팅 및 강연도 진행하고 있다.

송탄출신으로 태광중, 태광고를 졸업했고, 부인 윤애순(54) 씨는 서울에서 송탄부대찌개 전문점을 운영할 정도로 평택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정점영 팀장을 만나 현재 업무, 경제 범죄 예방 방법, 경찰이 되고 싶은 청소년을 위한 조언, 평택 치안을 위한 조언 등을 들어보았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경제범죄수사팀에서 사기, 횡령, 배임 등의 사건과 기술유출 등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가장 많이 접하는 사건 유형은 사기 사건으로 다양한 유형이 있다. 최근 인터넷 상거래의 발달로 ‘1만 원 사기를 당했으니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고작 1만 원의 사기 사건이 사소해 보여 ‘1만 원 줄 테니 돌아가라’고 대응하면 안 된다. 민원인의 감정을 더욱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관할지역이 강남이다 보니까 몇 백억 규모의 ‘유사수신’행위도 많다. 유사수신이란 법적인 요건을 갖추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보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걸 개발하는데 돈이 든다. 투자하면 원금도 보장하고, 이자를 매달 100만 원씩 주겠다’는 식의 유사수신행위가 가장 많다. 유사수신행위가 사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영업비밀 유출 사범을 잡아내는 것도 나의 업무다. 금전적인 이유, 회사 내부 불만, 동종 업체로 이직 등의 이유로 영업비밀 유출 사건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러한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특징은 대부분 다른 범죄자와는 달리 평범하게 생겼다는 것이다. 가끔 ‘내가 개발한 것을 내가 가져가는데 무슨 상관이냐’며 죄의식도 없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경우를 보면 영업비밀 유출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경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욕심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본다. 큰 금액의 사기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욕심 때문에 돈을 투자했던 경우가 많다. 투자 대비 20% 이상의 수익이 발생한다고 투자를 요구하면, 이것은 기만 의사가 있다고 의심을 해야 한다. 하지만 30~50%의 투자수익이라며 투자를 요구해도 욕심 때문에 선뜻 돈을 건네는 사람이 있어 안타깝다.

영업비밀과 관련해서는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무엇이 영업비밀인지 정확히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 그 기술이 내부기밀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지시키고, 외부에 유출하면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 과거보다 최근에는 영업비밀에 대한 컨설팅을 회사에서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교육을 더욱 활성화 시켜야 한다.

 

경찰이 되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은 한국 경찰이 기소권이나 영장청구권이 없지만, 세계적인 추세를 봤을 때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을 한국의 경찰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경찰이 과거보다 더 큰 권한을 갖게 되면서 더 좋은 대우를 받게 되고 업무 환경도 개선될 것이다. 자부심을 갖고 경찰에 도전해 주길 바란다.

경찰에게 필요한 역량으로는 욕심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법대로 집행하고, 여러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욕심을 비우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국민에 대한 봉사의식, 약자를 안타깝게 여기는 측은지심도 겸비하길 기대한다. 강력반에서의 경찰업무를 꿈꾸는 친구들은 체격이 큰 범인들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몸을 단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로 최근 들어오는 경찰 대부분은 무술 유단자다.

 

평택에 대한 추억은?

태광중학교와 태광고등학교를 다녔던 학창시절, 가장 많이 기억이 나는 것은 학업 외적인 것이다. 당시 학교 공사현장의 벽돌을 나르면서 공사를 도왔던 기억도 있고, 학교 담을 넘어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은 추억도 있다. 또한, 보충수업에 빠지고 친구들과 어울렸던 생각도 많이 난다.

부인이 운영하는 서울의 송탄부대찌개 음식점에서 평택 출신의 사람들이 ‘이거 진짜 송탄부대찌개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외지에서 이러한 사람들을 만나면 반갑다. 평택에 대한 친근감과 추억을 아직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 해소 위한 문화 공간 마련으로 흉악범죄 조기에 예방해야
 면적 넓고, 인구 증가 예상되는 평택, 경찰서 추가 설치 고려해야 할 시기

 

평택의 발전을 위한 조언은?

평택은 갑자기 급성장하는 도시가 되다 보니 지금까지 없었던 흉악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 사회를 뜨악하게 만드는 범죄는 종종 가해자의 정신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평택의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아질 수 있는 것이다. 평택에서는 이러한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부터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 힐링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 평택 인구가 1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하는데, 경찰서가 하나뿐이라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 평택의 면적도 넓고, 앞으로 인구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경찰서를 하나 더 세워 시민들의 안전을 도모하고, 다양한 민원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 정년 퇴임이 6년 정도 남았다.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국민이 경제적 피해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작은 민원에 대해서도 끝까지 경청하는 경찰의 모습을 유지할 것이다.

제복을 벗은 이후에는 영업비밀 컨설팅 쪽으로 나가고 싶다. 기업체의 보안담당관이 되는 길도 있다. 남서울대학교 대학원 산업보안학교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지금도 다양한 회사에서 보안컨설팅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험이 은퇴 이후의 길과 연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인 윤애순 씨가 서울서 운영하고 있는 ‘송탄 쑥고개 부대찌개’ 앞에서 정점영 팀장과 부인 윤 씨.
수서경찰서 전경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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