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함 활용 특별기획취재 ⑤ 2차 세계대전 퇴역군함 활용한 블라디보스토크 잠수함박물관

접근성 좋고 풍광 좋은 해안친수 공간과 조화 이룬점 참조해야
성공적 평택함 전시 활용 위해선 풍부한 자료수집 정리가 선행돼야

<편집자 주> 해군 구조함으로 지난 20여 년 간 구조활동을 벌여온 평택함이 지난해 12월 28일 퇴역했다. 평택함은 2007년 태안 기름유출 방재작전, 2010년 천안함 구조·인양작전, 추락 링스헬기 탐색작전, 참수리 295호정 인양작전 등이 있다. 또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함 중 가장 빨리 현장에 투입돼 실종자 구조 및 탐색작전에서 활약했다. 평택시는 평택의 이름을 부여받아 구조활동을 벌여온 평택함을 2018년 인수받아 평화공원과 연계안 안보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으로 국내 운영 중안 함상공원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사례를 취재해 평택함의 바람직한 활용방안을 제시하고자 총 6회에 걸쳐 보도한다.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바라본 잠수함 박물관과 러시아 극동 태평양 함대 사령부

다양한 군사 문화유산을 간직한 블라디보스토크

블라디보스토크 관광은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친수공간인 남쪽의 아르바트 거리를 지나 해안으로 가는 길과 광장 건너편 항구로 나가는 길, 독수리 전망대, 루스키섬 지역 등으로 나뉜다. 중앙광장은 중앙대로인 '스베틀란스카야' 의 중심에 위치한 광장으로 중앙에 깃발과 나팔을 든 병사의 거대한 동상이 서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5월 9일 전승기념일을 비롯한 여러 축제 및 각 종 행사가 펼쳐진다. 매주 1회 다양한 농산물을 살 수 있는 정기 시장도 열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이다. 이 곳 중앙광장 왼쪽 편으로는 벨르이 돔이라고 불리는 흰색 건물의 연해주 주정부 청사가 있다.

올해 9월6일부터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원수가 모여 “제3차 동방경제포럼”을 개최 했던 루스키섬의 극동대학교 가는 길에는 해안 요새가 남아있어 군사도시 블라디보스토크에 대한 강한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잠수함박물관을 비롯해 요새박물관, 무기전시관 등 전쟁 관련 군사문화유산의 활용에도 관심을 가지고 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루스키섬 지역에 남아있는 해안 요새 흔적

블라디보스토크 대표 관광지 잠수함 C-56 박물관

잠수함 박물관은 러시아 태평양 함대 사령부 바로 옆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길이 78m, 무게 1100톤으로 현대 잠수함의 중간크기이다. 구소련 해군은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이러한 유형의 잠수함을 14개 보유했으며, 전쟁 동안 16개를 더 건조했다. 러시아는 이러한 잠수함을 총 30개를 보유한 해군 강국이었다.

C-56(영문명:S-56)은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잠수함으로, 그 당시 독일 군함 10개를 침몰시킨 유명한 구소련 태평양 함대 잠수함이다. C는 러시아어로 '에스'라고 읽으며, 군사 용어로 '중형급'이라는 뜻이다. 살상력이 높은 대포와 지뢰 등을 보유한 이 잠수함은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블라디보스토크 잠수함 박물관 전경

2차 대전 당시 무기와 각종 역사 자료의 충실한 전시가 돋보여

이 잠수함에 탔던 승무원들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항해했던 영웅이 되었다. 강한 지뢰와 대포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빠른 속도를 갖추었으며, 규모는 현대 잠수함의 중간크기이다. 전쟁이 종결되면서 잠수함은 훈련소 역할을 하였고, 전쟁 뒤 훈련용으로 쓰이던 이 잠수함은 1975년 블라디보스토크로 옮겨져 박물관이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승전 30번째 기념일부터 박물관이 되었다.

내부에는 충실한 자료와 함께 2차 세계대전 당시 쓰였던 각종 무기와 장비들이 전시돼 있고, 곳곳에는 선실과 기관실, 조타실 등이 보존돼 전쟁의 현실을 충분하게 느낄 수 있다. 역사 자료 관리를 중시하는 러시아의 저력이 부럽기도 했다.

잠수함 박물관 내부 전쟁 역사자료실

편리한 접근성과 우수한 주변 풍경도 돋보여

블라디보스토크 잠수함 박물관은 세 가지 점에서 관광 자원 활용으로 큰 강점이 있다. 첫째,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점이다.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중심에 있어 어디서나 접근이 가능하다. 매력적인 관광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위치라고 볼 때 이 박물관은 매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모스크바까지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출발이인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국제여객터미널 등과도 아주 가깝다. 중앙광장에서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할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둘째, 해안 친수공간과 가까운 풍광이 좋은 곳에 위치해있다는 점이다. 교통이 편리해도 전망이 좋지 않은 곳에 있으면 방문객들의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없다. 잠수함박물관은 바로 앞이 바닷가로 이어져 주야간으로 다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곳이다. 더구나 박물관의 장소성을 살릴 수 있는 ‘영원의 불꽃’, ‘러시아정교회 성당’과 인접해 있어 관광에서 중요한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에 위치해있다.

셋째, 잠수함 박물관의 내부에는 이 잠수함의 활동과 관련한 역대 함장과 대원들의 다양한 역사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다. 특히 이 점은 퇴역 군함의 활용과 관련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광자원 활용을 위해서 자료 정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의 교훈을 이곳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다. 잠수함 박물관은 군사문화유산의 활용 차원에서 이 배 자체의 보전이 지니는 역사성도 있지만, 이 배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의 수집 정리가 잘 되어 있어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교육적 활용이 가능하다.

잠수함 박물관 내부 역사자료실

퇴역 평택함 활용에도 3가지 측면에서 좋은 사례 될 듯

블라디보스토크 잠수함 박물관은 평택의 평택함 활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퇴역 평택함의 위치와 관련해서 방문객들의 접근이 우수한 곳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20여 년 전 평택호 관광지내에 ‘평택호 예술관’과 ‘한국소리터’ 건립과 활용에서 그 이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은 것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 사람들의 이동이 많지 않은 곳에 공공시설을 건립했을 때 발생하는 예견된 문제였다.

둘째, 퇴역 평택함은 풍광이 좋은 곳에 가져다 놓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구도심 공간 재생에서 많이 언급되는 부산 ‘감천문화마’”, 통영 ‘동피랑’은 낡은 건물들에 이야기와 색채감을 높여서 지역 관광 활성화에 성공한 경우이지만 공통 특징은 해안을 배경으로 하는 멋진 풍광을 빼놓을 수 없다. 방문객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전망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중요하다.

셋째, 국내의 당진, 김포, 군산 등 퇴역 군함 활용 사례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퇴역 군함과 관련한 충분한 자료 수집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잠수함박물관의 다양한 자료 수집과 전시는 단순한 볼거리 제공의 문제가 아니라 이 퇴역한 군함 자체를 “박물관”으로 계속 유지 관리 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잠수함 박물관 내부 군사시설 흔적

퇴역 평택함의 시민교육 활용을 위해 충실한 자료수집 노력 지속해야

평택함도 단지 평택으로 옮겨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군함 자체의 관심을 넘어서 건조이후 5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이 배와 관련한 자료를 꾸준하게 수집하겠다는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 실제 활용에 있어서는 전시 중심은 한계가 많아서 체험, 교육 등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그러나 체험과 안전 교육 등에 활용할 스토리 개발을 위해서는 전시자료에 대한 꾸준한 수집, 정리, 활용이 우선되어야 한다. 스티븐 코비가 말한 “ 긴급하지는 않으나 중요한 일”에 해당하는 것이 자료의 꾸준한 수집이다.

이번 블라디보스토크의 항구지역 군사문화유산 관광자원 활용 사례에서 느낀 바를 정리하면 퇴역 평택함 활용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고 풍광이 우수한 곳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 충분한 자료의 수집에 대한 관심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역사회 안에서 퇴역 평택함 활용에 대한 더 많은 지혜의 나눔과 대안 마련을 위한 활발한 논의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글 싣는 순서

①퇴역 ‘평택함’의 평화적 활용과 민관거버넌스의 중요성

②퇴역 군함을 활용한 ‘김포함상공원’ 사례

③퇴역 군함을 활용한 ‘당진함상공원’ 사례

④2차 세계대전 전사자 기억공간을 활용한 블라디보스톡항 관광 홍보활성화 사례

⑤블라디보스톡의 2차 세계대전 참전 잠수함을 활용한 시민교육 활성화 사례

⑥퇴역 ‘평택함’의 평화적 활용방안에 대한 시민간담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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