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세상 수상자 특별인터뷰②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

민세상 소개
민세상은 우리고장 경기도 평택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민족운동가, 언론인, 사학자로 활동하고 해방 후 정치가이자 정치사상가로 활동했던 민세 안재홍 선생의 민족통합·사회통합정신과 1930년대 일제식민사관에 맞서 조선학운동을 실천했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제정되었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한 국내 대표적인 민족지도자 정신선양상으로 민세안재홍기념사업회가 주관하고 평택시가 후원하며 조선일보가 특별 후원했다.

 

민세상 심사경과
민세상(民世賞)' 운영위원회(위원장 강지원 변호사)는 지난달 20일까지 시민사회·학술단체·지방자치단체·대학 등을 대상으로 민세상 후보자를 추천받았다. 민세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세중 환경재단 이사장)는 강지원 위원장과 이세중 이사장,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이상 사회통합 부문),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김태익 조선일보 논설위원(이상 학술연구 부문)으로 구성됐다. 심사위원회는 사회통합 부문에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를, 학술연구 부문에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를 수상자로 결정했다.

진덕규 명예교수

민세 배타적 민족주의가 아닌 열린 민족주의 강조

좌우 합작의 정신 오늘날 희망의 메시지

주변국도 인정하는 문화강국이 되어야

 

해방전후사의 인식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 최고의 정치학자

제8회 민세상 학술연구부문 수상자인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암울한 80년대를 보낸 대학생들의 필독서였던 “해방전후사의 인식”의 공동 저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연세대 정외과와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평생을 이화여대에서 후학을 가르쳤다.

이화여대 시절 명강의로 이름을 날렸지만 정계 입문과 정당 연구소장 등 유혹을 물리치고 학문에만 전념한 정치학자이다. 한국의 민족주의의 미래비전을 평생 탐구한 한국 정치학의 대표 연구자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그는 '역사정치학적 방법론'을 통해 한국 정치의 발전을 탐구해 왔다. 홍대앞 연구실에서 80을 바라보며 연구에 열중하는 진교수의 연구실은 석학답게 다양한 주제의 책으로 가득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인터뷰 간 지역 기자들을 위해 손수 차와 간식을 준비해 놓고 문앞까지 마중을 나와주셨다.

 

누구든 주어진 여건에서 자기에 최선을 다하고 공익에 힘써야

진교수는 당시 유행하던 해외 유학을 다녀오지 않고 국내파로 한국정치학계에 일가를 이룬 분이다. “저는 아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장남으로 집안도 일으키면서 공부도 해야하는 어려운 여건이어서 유학은 생각할수도 없었어요. 유학을 가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도 열심히 하면 충분히 학문적 역량을 발휘할수 있다고 생각하고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비유학파라고 열등의식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누구나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열심히 목표에 매진하며 공익에 힘쓰면 좋은 결과를 얻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부모로부터 건강한 몸을 가지고 태어나 지금까지 학문에 집중할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학문적으로 존경했던 민세 선생을 기리는 상 받게돼 영광

“민세상 운영위원회에서 수상 선정되었다고 전화가 온 날 꿈자리가 뒤숭했었어요. 전화를 받고 뜻밖이었어요. 이번 민세상은 제게는 특별합니다. 그리고 존경하는 분의 상을 받게되어 부족하지만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정치학 연구 초기부터 바람직한 한국 민족주의의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온 사람입니다.

민세 선생의 학문적으로 제게 많은 영감을 주신 분입니다. 이화여대에서 강의할 때 민세선생의 다사리와 조선 수리철학의 독특성에 대해 학생들에게 자주 소개하기도 했지요.

서양의 민주주의 이론을 우리의 전통과 연결시켜보려했던 민세 선생의 노력은 저뿐 아니라 후학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지요. 더구나 민세는 80년전 일제 강점기에 배타적 민족주의가 아닌 열린 민족주의를 강조했어요. 혜안을 가진 탁견입니다.

 

민세 안재홍 선생은 20세기 한국의 대표적 민족지성

“아직도 평택 시민들 가운데 민세 선생을 잘 모르는 분이 많다고 합니다. 민세 선생은 평택만의 인물이 아닌 20세기 한국의 대표적 민족지성입니다. 민족운동가로서 9번 투옥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지조를 지킨 정치지도자입니다. 언론인, 사학자로서도 큰 역할을 하셨고요. 불행하게도 1950년 한국전쟁으로 납북을 당하셔서 후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분이지요. 평택 시민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될만한 분입니다. 다행히 평택에 민세 선생 공원이 만들어진다고 하니 이제 민세 선생의 열린 민족주의 정신이 평택에서 크게 꽃피기를 바랍니다.

한국 민주주의 경쟁세력을 인정하는 지혜 발휘해야 발전 할수 있어

진 교수는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평생을 힘썼다.

“ 한국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민세가 주창하고 실천했던 좌우합작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87년 체제이후 30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제도적으로는 상당히 민주주의가 앞서 있다고 해도 될 겁니다. 하지만 정치란 '적 과 우리 편의 관계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아직도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습니다. 경쟁 세력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지혜의 실천이 소중한 요즘입니다. 민세 선생의 ‘다사리 정신’은 좌우를 아우르고 경쟁 세력도 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민족주의도 미래에 열린민족주의를 지향해야 민족주의에 대해서는 '훨씬 더 열린 민족주의'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민족주의란 잠잘 때는 미인이지만 깨어나면 야수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민족주의를 고취하면 타국에 대한 배척과 증오심이 생기기 쉽지요.” 민족주의란 문화적인 것을 바탕으로 정치체제와 생활양식을 구축하는 것이 돼야 하며, ‘우리 의식’ ‘시민국가의 완성’ ‘평화 확립’을 세 가지 원칙으로 세워야 한다고 진 교수는 말했다. “평화는 구걸이나 협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평화적인 존재가 돼야 얻을 수 있습니다.”

 

정치가는 철학과 비전을 갖추고 정치를 삶의 방편으로 삼지 말아야

진교수는 일평생 현실정치와는 담을 쌓고 연구에만 매진했다. 국민에 희망을 주는 정치가의 자질에 대해서 물었다.

“제대로된 정치리더십 발휘를 위해서는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이 왜 정치를 하는지 확고한 성찰에 바창을 둔 정치철학과 비전을 우선 갖추는 일, 정치를 삶의 방편으로 하지 않고 봉사하려는 자세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민족 통일의 꿈을 이루고 주변국도 인정하는 문화강국이 되어야

80을 바라보는 요즘 조선후기 통치체제의 특성을 연구하는데 매진하는 노교수에게 공부가 재미있느냐고 물었다.

진교수는“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꾸준하게 큰 욕심가지지 않고 하면 공부가 즐거울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능력이 부족해 많이는 못한다고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고 겸양을 말씀을 하셨다. 마지막 소원은 “한반도의 통일”이라며 대한민국이 동아시아에 일본, 중국도 인정하는 문화강국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인터뷰내내 “일생을 일하고 일생을 읽으라”는 민세 선생의 좌우명처럼 학문의 길에 매진하며 제대로 공부하는 노교수의 열정을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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