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환경에 아이들 건강권·학습권 침해돼 환경활동 결심”

환경으로부터 아이들 지켜야 한다는 공동된 목표로 환경시민연대 동참

‘아줌마가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는 모욕적인 이야기 들으며 활동

세교산단 아스콘공정 폐쇄 및 악취 유발 업체 이전 약속 등 성과

 

지난 6일 평택 내 다양한 환경문제를 공유하고, 해법을 찾기위해 평택시민 및 시민단체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결성된 환경문제해결을위한평택시민연대(이하 환경시민연대)의 발대식이 진행됐다.

지난해 10월 평택 세교산업단지 아스콘 공장 유해물질 및 악취문제 해결을 위해 첫 모임을 갖고 그 동안 유해물질 배출 업체 이전 및 저감 대책을 촉구하는 1인 시위, 현수막 게시, 서명운동, 업체 항의방문, 관계기관 간담회 등의 활동을 이어온 환경시민연대는 아스콘공장 폐쇄, 세교산업단지의 악취관리구역지정, 악취 유발 업체 이전 약속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환경시민연대의 공동대표이자 세교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 협의회 회장인 김현미 대표를 만나 환경문제 개선 활동 참여 이유 및 지금까지의 활동 등에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평택 환경문제 개선을 위해 나섰던 이유는?

자녀들이 어렸을 때 아토피 피부염이 심했다. 가려움 때문에 괴로워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였다. 아토피 피부염이 환경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기 때문에 환경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시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환경문제가 폐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었지만, 호흡의 역할을 담당하는 폐의 문제였기 때문에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2016년 3월부터 세교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 협의회 회장을 맡게 됐다. 아파트 주변 학교인 세교중학교나 평택여고 학생들이 미세먼지 문제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고, 문제가 심각해 조기하교 조치를 취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었다. 이렇게 아이들의 건강권과 학습권이 침해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세교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 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우선과제를 ‘환경’으로 잡았다. 아파트 시설 개선보다 환경 개선을 우선과제로 선택했던 결정을 믿고 따라준 입주 예정자들께 감사하다.

 

환경시민연대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세교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 협의회에서 세교산업단지의 환경문제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대책평택안성시민모임 등 관련단체들을 알게 됐다. 이러한 단체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평택의 환경을 지키고 아이들의 건강권과 학습권을 지켜야 한다는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었기에 서로를 격려하고 파이팅을 외쳐주었다.

환경을 생각하는 단체들이 함께 문제를 고민하는 환경시민연대가 발족하려고 할 때도 자연스럽게 세교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 협의회도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흔쾌한 승낙을 받고 환경시민연대에 참여하게 되었다.

 

지난 발대식에서 환경시민연대 관계자들이 울컥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인 것 같다. 평택의 환경문제를 알리고, 환경개선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다양한 단체의 많은 사람들이 발로 뛰었다. 시장, 시의원, 공무원들을 수차례 만났고, 경기도청에도 찾아가기도 하고, 민원도 넣고, 간담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했다. 관련 업체와도 만나기도 하고,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업체 측으로부터 쫓겨난 적도 있고, ‘아줌마가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는 모욕적인 이야기도 들었다. 세교산단 아스콘 공장에서 벤조피린이라는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 달에 한 번 이상 업체를 방문하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전화를 할 정도였다. 항의 방문한 업체 앞에서 한 어머니가 구토를 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몸과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한편, 세교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 협의회의 환경개선을 위한 활동이 ‘아파트 값’을 위한 것이라는 오해도 받았다. 세교산업단지로부터 기인하는 악취, 미세먼지, 발암물질이 단순히 세교동 지역에만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평택 전체의 문제이기에 자부심을 갖고 하는 활동이었지만, 색안경을 끼고 욕심을 채우기 위한 활동이라고 치부하는 모습이 개인적으로 가슴 아팠다.

 

활동의 성과를 설명한다면?

아스콘 공장 등 세교산단에서 지역에 환경적 악영향을 끼치는 대표적인 업체가 세 곳 있었다. 아스콘 생산 공장은 아스콘 생산을 중단했다. 중단 약속만 하고, 뒤에서는 다시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생산설비를 뜯어낼 것을 요구했고, 직접 생산설비를 뜯어내는 것을 보게 되었다. 또한 한 주물생산업체가 이전해 나갈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고, 또 다른 화학물취급업체는 RTO라는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했다.

이러한 성과는 환경시민연대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활동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금까지 주변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어왔는데, 그들이 노력한 시간이 누적이 돼 왔기 때문에 이루어 낼 수 있었던 결과다.

 

앞으로의 계획은?

세교힐스테이트 1차 입주가 지난 1월 말부터 시작했고, 4월부터 2차 입주가 시작된다. 입주가 완료되면 세교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 협의회 회장직은 내려놓고, 환경시민연대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다.

평택에 20년 동안 살면서 제2의 고향이 되었다. 앞으로도 평택에 사는 동안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환경시민연대에서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는 역할을 하고 싶다. 환경지킴이로서 역할을 이어가면서 환경을 왜 지켜야 하는지 홍보 활동도 할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 평택의 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언젠가는 마스크 없이도 맘 편하게 밖에서 활동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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