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가 평생 어떻게 공공의 가치를 실천하면서 시민을 섬겼는지 면밀히 살펴보자.

후보의 삶에 자기희생의 삶이 있었는지 아니면 특권을 남용하며 살았는지 확인하자. 그리고 투표하자.

조종건 시민사회재단 추진위원,
평택샬롬나비 사무총장

셰익스피어의『맥베스Macbeth』를 읽어보면, 인간의 권력 욕망이 자신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오는 장면이 나온다. 맥베스는 군인에서 장군으로, 장군에서 왕이 될 것이라는 세 마녀의 예언을 듣고 합리의 이성을 포기한다. 부인은 맥베스의 타오르는 권력욕을 부채질했고, 그는 욕망의 노예가 되어 던컨 왕을 살해하고 왕권을 쥔다. 미래의 위험인물 제거가 통치의 중요 과제가 된다. 그의 통찰력은 권력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보는 시야로 좁혀졌다. 그의 말로는 권력의 모래성이었고 비참한 죽음이었다.

요즘 권력실세들과 대통령의 말로가 모래성임을 보자. 박근혜는 2017년 3월에 국정농단과 대통령 권한 남용 사유로 탄핵 및 구속, 이명박은 이번 달에 구속됐다. 권력형 비리로 최순실, 김기춘, 우병우 등 박근혜 시절 권력실세들이 구속됐고,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됐다. 삼성 부회장 이재용도 구속된 바 있다. 이명박은 뇌물, 횡령, 조세포탈 등 범죄혐의가 20여 개다. 현재까지 드러난 110억 원대의 뇌물수수, 350억 원대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고 결국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사유로 3월 23일 구속됐다. 그의 참모들도 줄줄이 구속된 상태다.

최근 이슈화된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같이, 표면에는 공정한 경쟁을 내세우지만 이면에는 특권층의 온갖 추태로 얼룩진 것이 한국사회 곳곳에 만연돼 있다. 권력에 의한 성폭력이나 국민세금을 전리품으로 여기는 특권층의 추태는 빙산의 일각이다. 특권층이 공권력마저 사익추구의 도구로 여길 정도니 숨 막히는 사회 아닌가. 국민은 그 권력을 공정한 사회 만들라고 위임한 것인데 자신과 가신들을 위한 특혜 사회를 만들고도 뻔뻔스런 모습을 보니 하이에나인지 인간인지 혼란스럽다. 선량했던 시민마저 자연스레 이런 추태를 따라하고 있다. 공공의 이익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한국은 정글보다 더 심한 강자 독식 사회가 되어버렸다. 썩지 않은 사회분야가 있을까. 누구의 말이 진짜인지, 누구의 글이 사실인지 헷갈리는 사회가 되었다. 결국 1% 특권층의 오만과 탐욕의 전염성이 한국을 절벽사회로 만든 셈이다.

오늘날 우당 이회영과 같은 독립 운동가를 찾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다. 조선 3대 부자였던 그와 다섯 형제들은 합의 후 집안재산을 팔아 만주에 신흥무관학교를 설립, 독립군을 양성했다. 오늘날의 화폐가치로 600억 원이 넘는 액수라니 대단하다. 만삭인 부인을 조선 땅에 보내 독립군 자금을 모으게도 했다. 군자금 마련을 위한 이회영 부인의 삯바느질은 유명하다. 3,000여명의 독립군 양성에 일생을 바친 이회영은 인생 노년에 일주일에 두 끼 먹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회영 자신은 마지막 독립운동 거사를 위해 상해에서 만주로 가다가 얄밉게도 조선인 친일스파이의 밀고로 뤼순감옥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혹독한 고문으로 순국했다. 이회영의 형제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시형 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이 해방 후 독립운동 때 사용한 돈과 집안 땅인 명동 땅을 찾아주겠다고 했으나 그 모든 것을 국가에 기부했으니 참으로 훌륭한 집안이다.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다. 우리 평택에서도 도지사, 시장, 도의원, 시의원, 도교육감 등을 새롭게 선출한다. 투표를 통해 시민이 주인임을 확인하자. 선거 때는 시민의 종, 당선되면 상전으로 살아온 사람들을 가려내자. 후보자가 평생 어떻게 공공의 가치를 실천하면서 시민을 섬겼는지 면밀히 살펴보자. 후보의 삶에 자기희생의 삶이 있었는지 아니면 특권을 남용하며 살았는지 확인하자. 그리고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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