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발전 위해 민·관·학·정계가 함께 머리 맞대

주제발표 및 자유토론에서 평택항 위한 제언 이어져

“지속적으로 평택항 관련 조직들 간의 논의 자리 열려야”

[평택시민신문] 경기도 농정해양국 주관으로 지난 9일 평택마린센터에서 ‘제1회 평택당진항 발전포럼’이 진행됐다. 이번 포럼은 평택항 개항 32년을 맞아 평택당진항(이하 평택항)의 미래 발전을 위한 비전 및 전략수립이 필요한 시점에서 민‧관‧학‧정계가 협력하여 평택항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 자리에는 경기도 농정해양국장,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 평택지방해양수산청장, 평택직할세관장 등 평택항 지속발전협의회 관계자들과 선사‧부두운영사‧포워더 등 관계기업 관계자, 평택시, 경기평택항만공사, 충남도, 당진시 등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여해 평택항만서비스 향상 및 평택항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포럼은 이동현 평택대 교수와 김금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정책실장이 각각 ‘평택당진항 항만서비스 개선방안’과 ‘우수항만 사례를 통한 평택당진항 활성화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이어 항만 활성화와 관련한 기관별 개선방안이 발표됐고, 참석자를 대상으로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다음은 포럼에서 진행된 주제 발표와 자유토론 내용이다.

■ 주제발표

이동현 평택대학교 국제물류학과 교수

화물유치 경쟁 본격화 … 서비스 중요성 부각

평택항 활성화 위해 행정주체 인식 전환 필요

항만공동체 구성으로 발전 방안 논의해 나가야

- 항만서비스를 왜 개선해야하는가?

최근 항만 시장의 중심이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고려해 항만의 성격에 따라 수요자를 세분화해 수요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항만의 진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화물의 양적하 기능을 하는 장소에서 배후산업을 지원하는 역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역할, 레저‧관광‧문화기능 등이 더해진 종합공간이다. 이러한 항만의 진화에 따라 항만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어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세계경제와 무역이 성장하면서 해상물동량이 크게 늘어나 화물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국제물류시설의 핵심축으로서 항만이 발전하면서 서비스 품질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항만의 관리‧운영 주체들은 항만서비스 품질 구성요인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로 고객만족을 제고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 평택항의 항만서비스 수준은?

전문가 집단에서 델타이기법으로 평택항의 항만서비스 수준을 상중하로 평가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신속성 측면에서 ▲선박접안의 신속성 ‘상’ ▲부두 내 화물 반출입의 신속성 ‘중’ ▲신속한 통관서비스 ‘중’ ▲검역의 신속성 ‘하’ ▲검수 및 검량의 신속성 ‘하’로 평가됐다. 여기서 선박접안의 신속성이 ‘상’으로 평가되긴 했지만, 이는 물동량이 적은 것과 관련이 된 것이다.

이어 정확성 측면에서는 ▲항만종사자들의 정확한 업무처리 ‘중’ ▲운송스케줄의 신뢰성 ‘중’으로 나타났다.

잠재성 측면에서는 ▲충분한 수심‧면적 및 하역장비 보유 ‘중’ ▲충분한 항만배후단지 개발 및 운영 ‘하’ ▲다양한 항로 확보 여부 ‘하’로 나타났다. 특히 모래 또는 부유물 침전으로 선석의 수심이 낮아지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선박의 안전한 통항 가능 ‘하’ ▲항만 내 사고 및 재해 발생에 대한 대응 체계 구축 ‘상’ ▲항만 내에서 화물의 분실 도난 등의 가능성 ‘상’으로 평가됐다.

끝으로 편의성 측면에서는 ▲항만 이용 신청 절차의 편의성 ‘상’ ▲클레임 수렴 제도 ‘하’ ▲충분한 무료장치 기간 ‘하’ ▲유관기관과 업체 간 원활한 업무협조 ‘중’으로 나타났다. 특히 클레임 수렴과 관련해서 통합협의체의 부재가 절실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평택항은 통관의 신속성이 필요하고, 검역 및 출입국의 신속성이 요구된다. 또한 항만종사자들의 정확한 업무처리와 함께 항만 및 배후단지 개발이 절실하고, 선박의 안전한 통항이 가능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소통 창구의 단일화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클레임 처리가 필요하다.

 

- 평택항 활성화 위한 개선방안

평택항 활성화를 위한 개선방안으로 우선 행정주체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항만을 바라보는 시각을 수출입 화물의 통과장소로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물류‧산업‧문화‧관광‧레저 등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종합공간으로 바라봐야 한다. 또한 항만의 시설, 장비 등 유형인프라만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신속성‧정확성‧안전성 등 무형 서비스를 항만 경쟁력의 핵심으로 인정해야 한다. 나아가 행정기관의 친절한 태도나 최신 시설 장비 구비 등 형식적인 서비스보다는 고객만족에 직접적 관련이 있는 실질적 내용이 있는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평택항 활성화를 위한 협의체(Port Community)의 구성이 절실하다. CIQ, 해수청, 지자체, 학계 및 연구단체, 업계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평택항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긴밀하게 진행될 수 있고, 여기서 나오는 내용을 근거로 정부에 평택항을 위한 건의사항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평택항 맞춤형 서비스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평택항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현재 평택항을 토대로 제언을 하자면 ▲한중 당국 간 물류 및 CIQ 간소화 ▲LCL화물, 전자상거래 화물 등에 특화된 서비스 제공 ▲항만배후단지의 물류 활성화 위한 공공서비스 제공 ▲스마트 CIQ시스템 도입 등이 있다.

 

김근섭 항만정책연구실 연구위원

세계 항만, 산업적 공간으로서 강조되는 추세

평택항 미래상 정립 및 종합발전계획 수립 필요

매력적 배후단지 조성으로 산업적 측면 강화해야

- 세계 항만 사례

2008년 이후 세계 경제성장률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고, 세계 경제지표와 항만물동량 역시 예상보다 하회하고 있다. 세계의 해상물동량의 증가율은 변화가 없는 반면 세계 컨테이너 항만물동량은 증가율의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역시 경제, 교역 증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국내 항만 물동량의 증가율 역시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저성장 시대에 항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항만의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여기서 기본이란 항만 고유의 산업기능을 강화해 항만을 산업의 공간으로 재조명하는 것이다.

산업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해외 주요 항만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로테르담항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항만으로 꼽히는 로테르담항은 2011년 ‘항만 비전 2030’을 세웠다. 여기에는 항만의 입지, 배후 산업, 선도적 기술, 정책 도입 등을 기반으로 ‘유럽의 산업 클러스터’, ‘글로벌 허브’ 등의 미래상을 정립했다. 한편 이 과정에서 188개 실행과제를 수립했는데, 로테르담항은 이 실행과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며 개선점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환적항만으로 알려진 싱가포르항은 물류산업의 허브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는 항만서비스 산업이 잘 구축돼 있는 등 배후산업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싱가포르항 주변에 산업 및 상업클러스터 조성으로 세계 최대 해운‧항만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함부르크항은 항만부지의 약 35%를 산업과 상업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석유화학, 기계, 철강 등 다양한 산업이 항만구역에 집적해 있는데, 이를 통해 배후도시 고용에 10%, 부가가치 14% 창출 등 지역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교통과 물류서비스로 유명한 두바이항도 산업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교통‧물류 서비스를 중심으로 항만으로 운영 하되 건설‧관광‧제조‧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컨테이너 관리나 수리조선 등 지원 산업도 유치하고 있다. 실제 두바이항 배후단지에 입주한 6000개 기업 중 34%는 무역, 28%는 금융과 관련돼 있고, 교통 및 물류는 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들 항만의 특성을 종합해보면 경쟁력 있는 배후단지를 조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즉 이들 항만들은 물류 기능만으로는 항만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고 인식하고, 항만의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 항만 개발과 함께 관련산업을 배후단지에 유치했다. 지금도 항만배후단지 조성을 위해 가용한 부지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산업 유치를 위한 활용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 평택항, 산업 중심의 미래상 정립 필요

평택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로테르담항처럼 미래상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미래상에는 평택항이 가진 경쟁력을 기반으로 지향점을 설정해야 하며, 간헐적이 아닌 체계적인 종합발전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이때 기업과 산업의 관점에서 항만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유치를 위해 기업이 원하는 인프라가 무엇이고, 원하는 지원정책이 무엇인지 기업의 니즈를 정확히 발견해야 한다. 또한 평택항의 지역 통계를 구축하는 것도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중요하다.

평택항이 산업공간으로서 발돋움하기 위해 배후단지의 종합적 개발 구상과 지원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이때 단기적인 기업의 수요보다는 산업 간의 연계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구상이 필요하고, 산업공간으로 기업에게 매력적인 부지로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지자체는 배후단지에 기업체가 들어올 수 있는 지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자유토론

경기도 농정해양국 류인국 국장
처음 평택항에 왔을 때 관련 기관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끼면서 누가 평택항을 주도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앞으로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돼 지자체, 유관기관, 관계기업 등이 한 자리에 모여 평택항 발전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전략을 찾아낼 수 있길 바란다.

PCTC 김규경 대표이사
현재 평택항은 인력부족의 문제로 24시간 검역이 이루어지지 않고, 이에 따라 24시간 하역이 불가능하다. 인력의 확충으로 24시간 운영될 수 있는 평택항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또한 콘테이너 비즈니스가 활성화 돼야 하는데, 현재는 정체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도와 평택항만공사에서 경기도 내 입주한 수출입기업들의 물동량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콘테이너 비즈니스의 활성화를 도모해 주길 바란다.

삼성전자로지텍 김평수 센터장
11월이 되면 고덕으로 삼성전자로지텍의 물류센터가 들어오고, 이에 따라 회사의 평택항 사용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늘어나는 물동량을 평택항이 대응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런 간담회를 통해 관계기업과 소통하며 이러한 의문점들을 해소해 나아가길 바란다.

일조국제훼리 정규하 대표이사
최근 항만 트렌드가 해외 직구 상품에 대해 통관을 간소하게 하는 것인데, 평택항은 이러한 서비스가 준비돼 있지 않아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평택항에 신 여객터미널이 조성될 예정인데, 관련기업의 효율성이 좋아지는 형태로 여객터미널이 신축되길 바란다.
잠금상선 평택사무소 노현석 부장
경기도 내 공단에서 중국이나 동남아로 나가는 물량이 적지 않은데, 평택항으로 이러한 물동량을 유치하는 유인책이 부족한 것 같다. 평택항에 더 많은 물동량 유치를 위해 경기도나 평택시에서 유인정책을 펼치고, 이를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진시 정재호 항만정책관
주제발표에서 평택항의 장기비전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에 크게 공감한다. 평택시와 당진시가 합동으로 전략 및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항만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평택시 정상균 부시장
평택항이 국가항만이지만 인프라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항만의 접근성도 개선해야 하고, 종사자를 위한 시설들도 필요하다. 앞으로 평택의 도로교통, 미군의 주둔, 다양한 기업체 입주 등의 장점요인들이 평택항 인프라 구축 등과 어우러져 평택항이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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