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을 마시며 _ 구본영 평택대학교 패션디자인및브랜딩학과 교수

한글은 문자이지 언어 자체는 아니야

외국 한 부족의 한글 사용 화제된 적 있어

 

구본영 평택대학교
패션디자인및브랜딩학과 교수

[평택시민신문] 한글날이 가까워지면 각종 언론사에서 지나친 외국어사용을 비판하는 상투적인 기사를 쏟아낸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한글과 외국어가 무슨 관계가 있어서 그러는 걸까? 외국어를 사용하면 세종대왕께서 슬퍼하실까?

물론, 알파벳 표기로 범람하는 우리의 문자생활 현황을 보면, 세종대왕께서 한탄하실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소리글자인 한글이 있음에도 “뭔가 있어 보이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불필요하게 영어로 표기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한심스런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한글날에 즈음해서 쏟아지는 많은 기사에서 문자인 알파벳 사용에 대한 언급이 아니라 언어인 외국어 사용을 문제로 지적한다. 이는 한글과 한국어를 동일한 것으로 여기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많은 한국인이 한글에 대한 정의를 한국인이 사용하는 문자뿐만 아니라 언어까지를 포함한 것으로 생각하는 오류가 널리 퍼져있다.

몇 년 전 자신의 고유문자가 없는 외국의 한 부족의 말을 표기하기 위해 한글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 화제가 된 적 있다. 아마 세종대왕께서도 기뻐하셨을 것이다. 한글은 글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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