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 _ 엉묘진 평택외국인복지센터 주말미얀마컴퓨터반 강사 / 시민기자

미얀마 사람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행복하고 고통이 없기 위해 기부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들이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엉묘진 평택외국인복지센터
주말 미얀마컴퓨터반 강사/시민기자

[평택시민신문] 저는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일하러 온 미얀마 총각입니다. 양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먼 나라에 일하러 오게 될 줄은 꿈도 꾸지 않았었는데 벌써 한국 온 지 4년이 넘었습니다. 그 동안 우리 미얀마는 군인들이 물러가고 정치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저도 내년에는 미얀마에서 새로운 사업을 하고 있겠지요. 벌써부터 마음만 바쁩니다.

미얀마 사람들은 대부분 불교신자들입니다. 한국에 와서도 주말마다 절에 가야 하는데 미얀마 말로 설법을 하는 미얀마스님이 있는 곳은 몇 군데 되지 않습니다. 저는 평택에서 부평까지 다녔습니다. 부평에 있는 미얀마 절에 가기 위해서 많은 미얀마 노동자들은 토요일에 부천의 모텔에서 잡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방을 구하기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2016년 10월 25일에 평택 근처에 사는 미얀마 사람들이 이천만원을 모금해서 평택미얀마 선원을 만들었습니다. 평택미얀마공동체가 관리를 하며 미얀마 스님도 상주하고 있습니다. 운영비용은 매달 노동자들이 기부금을 내어 해결하고 있으며, 평택외국인복지센터와 함께 미얀마 NGO인 ‘엔리까 엔링 아웅-미래빛’도 양곤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택 미얀마 선원에서는 가족과 친척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멀리 떠나서 살고 있는 미얀마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며 친하게 만날 수 있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풀 수 있습니다. 쉼터가 필요한 사람들도 선원에서 잠깐 동안 살며 회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선원에 있는 사람들은 매일 밤 8시에 기도하고 명상을 해야 합니다. 만약에 술을 먹고 들어가면 스님에게 혼나고 쫒겨납니다. 미얀마 사람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행복하고 고통 없기 위해서 기부하고 자기가 원하는 것들이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그래서 거의 주말마다 선원에서는 기부 행사가 있습니다. 요즘은 생일 때도 아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식사 기부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미얀마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돕고 기부도 많이 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많이 줄수록 많이 받는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 선원에서는 특별한 날에는 한국에 계시는 미얀마 스님들을 다 초대해서 식사 기부하고 시주를 합니다. 스님들은 낮 12시 이후에는 식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새벽부터 식사기부 준비로 바쁩니다. 이런 날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서 있을 자리가 없기 때문에 계속 교대로 선원에 들어가야 합니다. 한국 사람들 중에도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몰라도 한국 절을 가지 않고 우리 스님을 만나러 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절이 너무 좁아서 좀 더 넓은 곳이 있으면 좋겠지만 부처님이 너무 욕심을 내면 안된다고 하실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제 평택미얀마 선원이 있어서 부평까지 다니지 않아도 되니 아주 행복합니다.

종교는 사람이 살면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먼 나라에 와서도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착하게 건강하게 살려면 꼭 필요합니다. 미얀마 사람은 절에 가서 기도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절이 있는 평택시내 근처에는 많은 나라 종교시설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무슬림 사원, 방글라데시 무슬림사원, 필리핀 카톨릭 성당, 스리랑카 선원이 있습니다. 노력만 하면 나라에서처럼 주말에 종교생활을 하며 지낼 수 있어서 한국은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가끔 불교나 이슬람 신자인데도 쉼터를 이용하기 위해서 다른 종교를 잠시 가지는 이상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행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 친구는 미얀마로 돌아가면 스님이 되고 싶어합니다. 평택에서도 휴가 때 며칠 정도 스님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미얀마 사람들은 스님을 하면 운이 좋아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잠시 스님이 되는 것이 미얀마 절에서는 가능한 일이고, 평택에 선원이 있어서 가능한 일입니다. 저는 스님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한국에서처럼 미얀마 돌아가서도 기부 많이 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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