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재단 논평

[평택시민신문] 기나긴 고통과 투쟁 속에서 마침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복직을 위한 합의안이 지난 9월 14일(금) 체결되었다. 복직을 위해 9년이 넘는 세월을 싸워왔던 해고자들도, 그들과 연대했던 시민들도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복직합의에 이르기까지 30여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세상을 떠났기에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으며, 쌍용차 앞에 놓인 산적한 과제 앞에 무거운 마음 또한 지울 수 없다. 자동차산업의 위기 속에 노동자들은 그들의 고용을 장담할 수 없으며, 회사 또한 생존을 위해 변신을 요구받고 있다. 대주주가 인도 마힌드라그룹이지만 설계와 제작까지 수행하는 완성차를 생산하는 쌍용차는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으며, 시민들에게는 애증이 깃든 각별한 회사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쌍용차와 그 노동자들이 지역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노.사(기업노조-금속노조-쌍용차)가 상생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정부와 시민사회가 뒷받침하여 지속발전 가능한 중견기업이 되기를 희망한다. 오늘의 경영위기는 내일 또 올 개연성이 높다. 상호간의 이해가 상충되어 싸울지언정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오늘을 보내야 할 것이다. 회사 없는 노조가 어디 있으며, 노동자 없는 회사는 사회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랜 기간 복직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추락된 회사이미지를 제고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기업(사내)노조와 금속(사내)노조는 “복직합의후 부담은 온전히 회사의 몫”이라는 회사측의 걱정과 우려를 덜어주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업계는 빠르게 친환경차 시장으로 변하고 있는데, 쌍용차는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현상유지에만 급급 한다면 지금 누리는 고용안정과 복직합의조차도 사상누각일 것이다.

노.노.사 모두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까닭이다. 사회적으로 고조된 쌍용차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회사 회생과 재도약의 계기로 만드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번 복직결단은 고용참사가 이어지고, 회사의 경영이 여의치 않은 상황임에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30번째 죽음이 없었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방문 시 마힌드라 회장에게 직접 언급한 복직요청이 없었다면, 그리고 정부의 중재와 지원약속이 없었다면 아울러 국민적인 관심과 염원이 없었다면, 이루어 질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엄중한 현실을 쌍용차의 노.노.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함께 발전하는 회사를 만들자는 다짐 속에 회사의 미래는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금속(사외)노조는 복직합의를 이끌어냈지만, 회사정상화에 매진하고 동시에 명예를 회복하고 손배가압류를 해소해야하는 숙제도 여전히 안고 있다. 또한 전 국민적인 연대 속에 해묵은 복직문제를 풀 수 있었기에 사회적인 지원에 보답해야하는 의무 아닌 의무도 짊어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회사의 경영정상화 또한 시급한 과제이니 쌍용차에 대한 전 국민적인 관심과 기대가 회사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복직이 하루빨리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을 함께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기업(사내)노조도 조합원의 이익추구를 넘어 지역경제를 견인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긴요하다. 조합의 이익을 넘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각종의 사업을 진행하여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쌓인 불신의 원인을 오늘도 답습하고 있다면, 어떤 시민이 노조와 노동자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낼 수 있을까? 기나긴 분규로 인해 지역사회에 드리워진 어두워진 그림자도 걷어 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해고노동자 복직으로 노동현장도 변화의 바람이 불 수 밖에 없다. 과거에만 매몰될 것일 아니라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위한 일들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이 없다면, 생존이 어려운 것이 쌍용차의 현실이 아니던가? 노노사 모두는 한 단계 발전을 위해 경영상 다소 어려움과 단계적 복직임에도 어려운 결단으로 화합의 길을 택했다. 이 선택이 옳았음을 사내외에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각고의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다.

쌍용차 경영진의 어려운 여건 속 복직합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 이제는 경영진이 회사의 재도약을 위한 분골쇄신과 역량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시민들의 사랑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민 공감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펼쳐야 할 것이다. 그동안 평택항마라톤에 티볼리를 경품으로 제공한 것을 제외하고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 잘 알지 못한다. 회사의 규모에 걸 맞는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평택시장과 경기도지사도 쌍용자동차의 정상화를 위한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그것은 판매촉진을 위한 캠페인 일수도 있겠고, 각 지자체의 쌍용차 우선구매 유도 그리고 정책적인 지원 등일 것이다.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무엇이 요구된다.

시민사회도 쌍용차가 경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착 할 수 있도록 연대 사업들을 구상하고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쌍용차 구매캠페인과 복직합의기념 쌍용차사랑 문화제 등을 통해 쌍용차 노사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오늘의 위기는 구조의 문제기도 하다. 역할이 제한적일지언정, 연대의 힘은 쌍용차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번 복직합의에 문재인대통령과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역할이 긴요했다. 쌍용차가 고용을 확대 할 수 있도록 경영정상화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을 다시 한 번 당부 드린다. 복직합의문에 실린 노사정 “쌍용차 상생 발전위원회“에 대한 기대가 무척 크다.

아무튼 노.노.사.정 대타협의 주체는 결국 국민들에게 큰 빚을 지고 가야 한다는 현실을 각골난망(刻骨難忘)하여 각자의 입장에서 경영 정상화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위기를 넘어 새롭게 100년을 맞이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쌍용차의 모습을 시민들은 고대한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시장에서 겨룰 수 있는 쌍용차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2018. 09. 18 시민사회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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