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원하는 것 맞춤 제공하는 ‘스마트한 전통시장’

 

100년 넘는 가게들도 있는 통복시장
시장 청년몰에 젊은사람 유입 많아져

[평택시민신문] ‘통복시장’은 평택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가운데 하나이다. 평택역 근처에 자리한 이곳은 6.25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4년부터 우시장과 쌀시장 중심으로 확대되어 현재 상점 710곳, 노점 150개가 장사를 하고 있다. 건어물을 파는 선일상회 등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 3일 통복시장 제10대 상인회장으로 임경섭씨가 취임했다. 그는 통복시장에서 30년 가까이 ‘대지식품’이라는 식자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베테랑 상인이다. “처음 통복시장에 왔을 땐 분위기도 많이 침체되어있고 상권이 그리 활발하지 못했어요. 30년 세월이 지나면서 많이 발전한 거죠. 그 발전 속에는 평택시와 전 상인회장님들, 상인들의 노력이 담겨있어요. 저도 시장의 발전을 위해 수석부회장을 맡으며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그는 전라도 광주 출신으로 43년 전 매형을 따라 평택으로 오게 되었다. 평택에 올라와 처음 시작한 일은 택시기사였다. 그러다 자신이 원래 관심 있던 분야인 식품으로 업종을 변경하고 트럭에 과일과 채소를 실어 팔기 시작했다.

과일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만난 은인과의 인연은 특별했다. “당시 과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한 손님께 덜 익고 썩은 과일을 판매하게 되었어요. 한 달 쯤 지나 그 손님을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그 손님은 저를 기억하지 못하고 “어떤 사람이 전에 여기서 내게 썩은 과일을 판매해 몹시 화가 났었다”라며 다른 상인으로 착각하고 말을 건넸어요. 저를 기억하지 못하는 손님에게 끝까지 다른 상인인 척 할 수도 있었지만 한 달 전 쯤 여기라면 제가 판매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사과하고 손님의 집 냉장고에 과일을 가득 채워드렸어요. 그 손님은 저의 정직한 태도에 감동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큰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체 사장이었는데 저의 정직한 태도를 높이 사 식당에 식자재 납품을 하도록 해주었어요.”

그 인연을 시작으로 그의 가게는 잘되었고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큰돈을 벌었다. “만약 그때 제가 그 손님을 속였더라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없었을 겁니다. 그 일을 계기로 저는 ‘정직’을 제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아 손님에게 절대로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가게를 운영해왔습니다.”

이전에 통복시장을 이용하는 고객은 주로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었으나 청년몰이 생기면서 젊은 고객의 유입도 상당히 많아졌다고 한다. 특히 평택지역 근처에 사는 다문화 가정 고객의 유입이 증가했다. “다문화 가정들이 원래 살던 필리핀, 베트남도 전통시장이 많은 나라입니다. 한국에서 자신들의 고향 느낌을 찾을 수 있고 ‘덤’ 같은 한국의 정(情)문화를 느낄 수 있어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임경섭 회장은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과 2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평택시 지역화폐 ‘경기평택사랑상품권’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지역화폐가 많이 이용되고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구입해야 돈의 유통이 지역 내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웃들이 서로 상생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지금 전통시장은 노점상의 비율이 높은데 상품권은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노점상에도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게끔 바꿔야 많은 사람들이 상품권을 이용할 수 있고 그만큼 지역화폐의 효과가 커집니다. 아직은 더 많은 홍보가 있어야 시민들이 알고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3년 임기동안 통복시장을 ‘스마트한 전통시장’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임 회장은 “전통시장이지만 현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고객들의 정보를 파악하고, 원하는 것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이 전통시장이 될 수 있도록 많은 홍보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임 회장은 “상인들이 깨끗하게 시장을 관리하고 원산지표시도 잘하고 손님들한테 친절하게 응대해 소비자한테 믿음을 주고 소비자가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시장이 되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상인들에게 부탁 인사도 전했다.

인터뷰 내내 통복시장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표현하는 임경섭 회장과 상인회의 바람대로 앞으로 더 많은 손님들이 따뜻한 정을 느끼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는 통복시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