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시각에서 그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 발굴해야”

국제도시 위해서는 외국인이 영어로 도움받는 시스템 구축 필요

[평택시민신문] “찜질방 자주 가세요? 포승 홍원리에 진짜 괜찮은 찜질방 있어요, 알려드릴까요?” 외국 여성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으니 순간 당황스러웠다. 라네 리버스우즈(Lanae Rivers-Woods)(45) 는 평택시 안중읍에 살고 있는 미국 여성이다. 평택 사람보다 평택을 더 잘 알고, 그래서 평택을 알리는데 열심인 그를 <평택시민신문>이 만나보았다.

먼저 자기소개를 해주신다면

미국 알래스카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으며 테네시 네쉬빌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아트 갤러리와 비즈니스 컨설팅 업체를 운영했다. 그러다 언어학습법과 교수법에 대해 더 공부하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2010년 한국으로 이주했고, 2011년 평택에 정착해 현재는 진위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3년 법무부가 진행하는 사회통합프로그램(KIIP)을 어렵다는 5단계까지 마치고 남서울대학교에서 국제교육 석사 과정도 수료했다. 2015년부터는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에게 한국과 평택에 대한 좋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자원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평택에 정착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내가 태어난 곳은 알라스카에서도 주민이 고작 150명 정도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었고, 시내까지 나가려면 8마일을 걷고도 스노모빌(바퀴 대신 스키를 장착한 눈 자동차)을 갈아타야만 하는 오지였다. 어려서부터 목가적 삶이 좋았고, 시애틀과 같은 도시에서의 삶은 몹시 피곤했다. 평택은 도시와 농촌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 점에 매력을 느꼈다. 알래스카와 비슷한 농촌지역에 살면서 불과 몇 분이면 평택 시내까지 나갈 수 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 비해, 도농복합 도시인 평택은 강점이 많다고 본다. 게다가 최근 개통된 M 버스로 서울 강남까지 불과 50여 분, 지제역에서는 SRT로 서울 수서까지 20여 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편리해진 대중교통도 평택에서 살아야 할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평택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평택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려주는 일을 하게 된 계기는

3년 전만 해도 인터넷상에 영어로 된 평택의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한국어를 배우게 되면서 한국어로 정보를 검색해 보니, 평택에도 놀라운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맛 집을 찾기 위해서 또는 물건을 사기 위해서 서울로 향하는 외국인들에게 평택의 상점을 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시간을 쪼개어 SNS에 글을 하나씩 포스팅하기 시작했다.

직장인으로 시간이 부족하였지만 하루에 하나라도 올리자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3년 동안 많은 글을 올려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라네 리버스우즈씨는 블로그 http://blog.southofseoul.net/ 및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outh_of_seoul/ 등을 인기리에 운영하고 있으며, 플레이스토어/앱스토어에서 내려 받을 수 있는 ‘South of Seoul' 앱도 개발하여 많은 정보를 제공 중이다)

 

대중교통이 편리해 서울로 빠져나가는 외국인들이 많다. 평택지역 행사에 참여하고,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기 위해 평택시가 해야 할 일을 조언해 준다면

외국인들이 원하는 바를 명확히 분석하고, 영어로 된 정보를 제공해 줘야 한다. 평택의 상점 업주 분들은 비빔밥과 불고기같이 ‘외국인들이 좋아할 거라 생각하는 것’들을 우선시하여 판매한다. 그러나 닭볶음탕이나 생선구이같이 외국인들이 환호하는 숨겨진 상품들이 꽤 많이 있다. 한국인의 시각이 아니라, 외국인의 시각에서 그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들을 평택시에서 발굴해내는 과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평택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블로거들을 모집하여, 영어로 평택의 문화/관광/경제 관련 SNS 운영을 격려하는 것도 한 방편일 수 있다. 참고로 서울은 외국인 SNS 파워 블로거들이 많다.

또한 미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특성상 외국인들이 많지만, 국제 신도시라는 고덕을 비롯해 간판이나 대부분 지역에서 메뉴, 교통 표지판, 주차안내 등은 영어 표기가 부족해 외국인으로서 곤란한 점이 너무 많다. 영어로 도움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좋겠다.

 

영어강사로 하는 일에 만족하는지

너무 만족한다. 과거에 학원에서도 일해 봤지만, 중학교에서는 첫해이다.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은 저에게 곧 휴식이자 즐거움이다. 저는 사람들이 배워가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한국생활에서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해왔듯이 SNS를 통해 외국인 팔로워에게 평택의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수천, 수만 명의 팔로워를 가졌다고 해서 모두 효과적인 블로거는 아니다. 불과 몇 십 명, 몇 백 명의 팔로워라도 실제 우리 지역에 거주하고, 오늘 당장 호응해 줄 수 있다면 가치 있는 일이다. 평택을 사랑하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평택을 홍보해 나가고 싶다.

 

김동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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