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동 멘야고 라멘

탄탄한 생면과 진한 육수가 만나 여름철 별미 메뉴

평택 라멘의 선두주자로 마니아에게 인정받는 가게

[평택시민신문] 한국인들은 참으로 찍어먹기를 좋아한다.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고, 만두를 간장에 찍어 먹고, 회를 초장에 찍어 먹고, 오징어를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다. 이렇듯 찍어 먹기를 좋아하는 우리 민족이 딱 반한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차갑게 식힌 면을 따뜻한 육수에 찍어 먹는 일본의 라멘 ‘츠케멘’이다. 평택에 츠케멘 맛집으로 소문난 ‘멘야고 라멘’에 올 여름 꼭 가봐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일본 현지의 맛이 살아있는 멘야고 라멘

평택동 박애병원에서 도보로 1~2분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멘야고 라멘은 이미 이 일대에서 라멘을 좋아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선 유명한 가게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평택시를 통틀어 라멘집이 딱 하나 있던 2015년에 두 번째로 문을 연 정통 일본식 라멘가게인데다 젊은 유학파 사장님이 차린 가게이다보니 입소문이 빨랐다.

워낙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요리에 관심이 많던 윤병호(31) 사장님은 보통 철없이 친구와 어울리기나 하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에 한식·중식·일식·양식 4개 조리사 자격을 딸 정도로 될성 부른 요식업계 꿈나무였다. 처음에는 스파게티에 빠져 3년 정도 까마득한 형님들 아래서 스파게티를 만들다가 내 가게를 차리고 싶다는 막연한 욕심이 생길 무렵 떠난 동경 유학길에서 라멘이 눈에 들어왔다고. 그길로 20년 된 동네 라멘 전문점에 들어가 무작정 일본 라멘을 파고들기 시작, 라멘의 기본인 돈코츠 라멘과 미소 라멘, 그리고 츠케멘 등을 정식으로 배웠다.

이렇게 현지에서 익힌 정통 라멘을 평택시민들에게 처음 선보였을 때 반응은 극명했다. 10명 중 반은 ‘짜다’, 2~3명은 ‘느끼하다’였던 것. 그 이유는 가게를 찾은 고객들 중 일본의 정통 라멘 맛을 처음 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는 데서 찾을 수 있었다. 실제로 한국 음식은 매운 맛이 특징인 것처럼 일본 음식은 대체로 짠 맛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인스턴트 한국 라면에 익숙한 고객의 입맛에 돼지 뼈를 진하게 우려 소금과 간장으로 맛을 낸 일본의 정통 라멘은 맵진 않아도 ‘강한 짠맛’이 엄청나게 자극적이었던 것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 전략 적중

윤병호 사장님은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 재빠르게 라멘 맛의 현지화를 도모했다. 짠맛은 덜고, 냄새가 강한 돼지머리뼈 대신에 돼지 무릎뼈와 닭뼈로 육수를 내, 좀 더 담백한 국물 맛을 살렸다. 한국인들에게 거북할 수 있는 뼈 우린 냄새는 ‘마늘과 생강, 양파, 파, 다시마’를 넣어 잡았다.

이런 노력은 점차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왔다. 분명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지만 한국인들이 좋아할만한 구수하고 뽀얀 국물에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차진 생면이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가까운 이웃나라로서 여행이나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아진 관계로 단골 고객들 중에는 좀 더 짜고, 진한 국물, 그리고 약간 면이 덜 익은 정통 일본식 라멘 스타일을 원하는 분들이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라고. 면부터 육수까지 모든 재료를 기성품 하나 없이 직접 만들어내는 멘야고 라멘이기에 이런 손님들의 요구들은 100% 반영 가능하다. 이 또한 멘야고 라멘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 중 하나.

돈코츠 육수에 베트남 쥐똥고추를 넣어 매콤함을 더한 아카라멘도 ‘국물은 역시 칼칼한 맛이 최고’라고 외치는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딱이다.

멘야고 돈코츠 라멘

드디어 돌아온 멘야고 츠케멘의 계절

기본에 충실하게 만들다보니 라멘의 기본, 돈코츠 라멘뿐만 아니라 모든 메뉴가 골고루 인기를 얻고 있지만, 날씨가 더워질수록 츠케멘을 먹기 위해 멘야고 라멘을 찾는 고객들이 확실히 많아진다. 바야흐로 츠케멘의 계절이 온 것이다.

멘야고 츠케멘은 다진 차슈(간장 양념에 절여서 구운 고기)와 볶은 양파가 듬뿍 들어간 따뜻한 국물에 차갑게 식힌 면을 찍어서 먹는 라멘으로 가다랑어의 진한 풍미가 배어있는 것이 특징. 쫄깃한 숙성 생면에 신선한 파채를 올리고, 진한 국물에 푹 찍어먹으면 시원함과 따뜻함이 동시에 느껴지면서 일반 국물 라멘과는 차원이 다른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츠케멘을 먹을 때 젓가락에 면을 돌돌 말지 말고, 길게 늘어뜨린 채로 국물에 흠뻑 담갔다가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 것이다. 요란하게 먹는 것이야 말로 현지에서는 라멘을 먹는 정석인 만큼 눈치 따위는 잠시 넣어둬도 괜찮다.

멘야고에서 왔다면 라멘과 함께 직접 빚은 일본식 군만두 ‘교자’를 반드시 함께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면과 만두는 그렇잖아도 ‘짝꿍’인데 바삭바삭한 날개가 살아 있는 이곳 군만두는 멘야고의 단골 고객들이 올 때마다 놓치지 않는 필수 메뉴라고 정평이 나 있을 정도. 라멘 한입에 교자 한입이면 스트레스 해소법이 따로 필요치 않다.

 

입맛은 사라지고, 뜨거운 불 앞에서 요리하기는 더욱 싫어지는 여름철. 멘야고 라멘집의 츠케멘으로 맛과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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