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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촌 할머니들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얼마 없다

기사승인 2019.05.29  14: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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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가와 지자체를 위해 자신의 몸과 성을 팔아 외화를 벌어들이며 ‘애국자’로 명명되었던 그녀들, 기지촌 여성 노인들이 지금은 이름 없는 주변인으로 이 땅에서 ‘생존’의 위협까지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우순덕 대표사단법인 햇살사회복지회

[평택시민신문] 1970년대 정권은 한미관계를 우호적으로 회복하고 한국의 안보를 유지하고자 ‘기지촌 정화위원회’를 만들었다. 미군들에게 기지촌 여성들이 ‘깨끗이 받쳐지도록’ 성병검진을 받도록 했다. 한국정부는 기지촌 여성들의 성병관리를 위해 의무적으로 등록하게 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했다. 낙검이 되면 수용소(일명 ‘몽키하우스’)로 가서 갇혀 지내도록 했다. 평택에도 몽키하우스가 있었다.

“평택(통복동)시장 옆에 감방에 거 뭐여, 장미실 국화실 있었잖아. 나 거기 한 번 가 본 적 있는데… 79년도 OB바 따다가 걸려서 보건소로 데려갔잖어. 매일 주사 맞고 2~3일 만에 조사하고… 장미방 등 꽃이름. 방이 많았어”라고 증언하신 할머니가 계시다.

기지촌 여성들은 ‘경제(달러)’의 도구였고, ‘안보’의 도구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기지촌 여성 개인의 안보는 국가로부터 보장받지 못했다. 성병관리를 받는 와중에 과도한 페니실린 주입으로 죽은 여성들이 많았다. 기지촌 여성들은 쉽게 폭력에 노출되고, 혼혈아를 낳고 때론 버림받으며 살아왔다. ‘외화를 많이 벌어라, 애국자다, 나중에 나라가 잘 살게 되면 특별히 대우 해 주겠다’라고 교육시켰던 국가와 지자체는 지금 아무런 대책이 없다.

“보건소에서 성병에 대한 거 철저히 잘하라고(하는) 그런 교육이 있었지. 안정리 어디에 모이라 해. 지역유지들이 국회의원 출마하고 그럴 때… 그 터(현재 안정순복음교회 터)가 넓거든, 나이 들면 갈 때 없으니까 거기다가 9평짜리 아파트라도 지어줘서 들어가게 한다고 약속했어요. 우리가 외화 벌어서 지어주겠다고 했는데…” 라고 증언하신 할머니들이 여럿이다.

신학대학 시절, 공부시켜 주시면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기도가 사명이 되어 사회복지 공부를 마친 후 2002년 봄에 평택 안정리에 센터를 열고 17년이 지났다. 그동안 본회는 매주 화요일마다 공동식사를 하며 정서함양모임 등을 하고 있다. 경기도 기지촌 여성노인 실태조사 정책토론회 실시 및 우리 할머니들이 배우가 되어 ‘숙자 이야기’ 연극을 네 번이나 공연했다.

전문 배우들이 우리 할머니들 이야기를 재현한 연극 ‘일곱집매’는 2013년 서울 대학로에서 두 달 동안 공연됐고, 그해 가을에는 평화박물관 SPACE 99에서 한 달 동안 사진전시회도 했다. 썬샤인 합창공연 및 우리 할머니들의 삶을 담은 ‘그대 있는 곳까지’ 뮤지컬을 두 번이나 공연했다. 또한 연극 ‘문밖에서’ 공연 및 할머니들의 사연을 담은 자료집도 여러 권 발행했다.

또한 본회는 한국 내 기지촌 할머니 122명과 기지촌여성인권연대, 30여명의 국가배상소송공동변호인단, 타 단체와 연대하여 2014 한국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청구소송했다. 2017년 1월 20일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한국내 미군 기지촌 피해 여성 일부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2월 8일에는 서울고등법원은 기지촌 여성들의 국가배상청구소송에 대하여 ‘국가의 기지촌 운영 관리과정에서 기지촌 위안부였던 원고들을 상대로 성매매 정당화 조장행위와 위법한 강제격리 수용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는 기지촌 운영 관리과정에 정부의 관여를 인정했으며 조직적이고 폭력적인 성병관리로 인해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하여 한국정부의 책임을 인정 한 것이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박태균 부원장은 이번 본회 17주년 행사에서 “특별히 기지촌 할머니들에 대해 눈을 돌리고 손길을 뻗어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기지촌 할머니들에 대한 법안이나 조례를 제정해야 합니다”라고 글을 보내왔다. 본회 5주년 행사시에 참석한 한-미 군사위원회에서 한국 쪽 위원장 김기조 박사도 “당연히 국가와 사회가 여러분들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고 안정리 기지촌 할머니들 앞에서 증언했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첫째는 국회 차원에서 기지촌 여성노인들의 생활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이 필요하다. 현재 유승희 국회의원이 이에 대한 법안을 발의 한 상태이다. 속히 제정되어 실행되기를 기대해 보지만 현재 국회 상황이 여러 가지로 어려워 안타깝다. 두 번째는 경기도와 지자체가 운영의 묘를 살려서라도 기지촌 여성노인들을 위한 생활 지원 등을 위한 조례 제정이 요청된다. 경기도에서는 박옥분 의원이 두 차례의 토론회에 참석하여 이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이화영 경기도평화부지사도 올 4월 15일 토론회에 참석해 관심을 표명한 바가 있다.

국가와 지자체가 ‘포주’가 되어 ‘기지촌’에서 성매매를 알선하고 한편으로는 강요했다. 국가와 지자체는 이제라도 근본적인 책임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때 국가와 지자체를 위해 자신의 몸과 성을 팔아 외화를 벌어들이며 ‘애국자’로 명명되었던 그녀들, 기지촌 여성 노인들이 지금은 이름 없는 주변인으로 이 땅에서 ‘생존’의 위협까지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기지촌 쪽방에서 만성질병과 빈곤과 소외로 허덕이고 있다. 민족적 망각과 역사적 왜곡 속에서 방치되었을 뿐 아무런 대책이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제라도 기지촌 할머니들을 어루만지고 보호해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의 무능력과 책임전가로 역사의 비굴함이 그대로 드러난 기지촌에서, 어느 누군들 생존의 경계선에서 인간이 되기를 포기당하고 싶으랴. 기지촌 할머니들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얼마 없다

평택시민신문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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