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우와 떠나는 생태기행

 

평택시민들이 먹는 수돗물은 어디에서 왔을까?

송탄정수장 침전지 시설견학

[평택시민신문] 가정에서 수도꼭지만 열면 물이 나오지만 수돗물이 어떤 경로로 우리집까지 배달되는지 궁금해서 팔당호를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꿈의학교 소사벌환경탐험대 학생들과 ‘우리가 먹는 수돗물은 어디에서 왔을까?’ 라는 주제로 경기도 광주시 팔당호에 있는 팔당전망대와 진위천 송탄정수장을 둘러보았다. 6월15일 토요일이라 고속도로가 일부구간 정체되었지만 출발을 서두른 덕분에 10시에 팔당호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한강수계 주요댐 위치도

기억을 더듬어보면 1970년대에도 우리 집 마당 한쪽에 우물이 있었다. 또래 아이들이 엄마를 돕기 위해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퍼 올려 물통에 가득 채워 집으로 가지고 가는 일을 돕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지하수를 퍼 올리는 일은 힘든 일이었다. 그 후 가정용 펌프가 보급되어 우물보다는 조금 편리해졌다. 펌프 손잡이에 온몸의 체중을 실어 펌프질을 수차례해야 시원한 지하수를 사용할 수 있었다. 여름철에 친구들과 놀고 땀이 흐르면, 펌프로 뛰어가서 교대로 등목을 하던 추억이 떠오른다. 가정용 전기보급이 확대된 이후에는 전기를 동력으로 한 자동펌프가 개발되어 집집마다 지하수를 자동펌프로 끌어올려 편리하게 물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편리함은 지하수 수질오염과 수량 부족으로 오래가지 못하였다. 인구가 증가하고 마을 하수도, 화장실 분뇨정화조 설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하수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지하수 오염문제가 심각해진 것이다. 인구가 밀집된 도시 지역에서는 오염된 지하수를 사용하는 대신에 정부에서 보급하는 수돗물을 사용했다. 인구가 늘어나고 산업이 발달하면서, 공장폐수와 축산폐수로 인한 수질오염으로 맑은 물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2천600만 수도권 주민의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정부는 팔당 상수원으로 광역상수도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송탄정수장 여과지 시설견학

상수도사업 확대정책에 따라 평택 유천정수장은 1968년부터 가동개시 했고, 송탄정수장은 1973년부터 가동개시 했다. 안성천과 진위천의 복류수를 취수하여 약품응집, 침전, 모래여과, 염소소독 과정을 거쳐 남부권의 비전동, 합정동 일원과 북부권의 신장동, 독곡동, 진위면 일원에 급수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용량이 적어, 안성천 유천정수장 하루1만5천톤, 진위천 송탄정수장은 하루1만5천톤으로 평택시민이 사용하는 수돗물의 10% 미만을 생산하고 있다.

팔당 전망대에서 바라 본 팔당댐

평택시는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수도권광역상수도를 하루 35만4천톤 배분받아 한강 팔당호에서 취수한 물을 성남정수장과 수지정수장에서 정수처리한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다. 비전동 지역의 경우에는 팔당2취수장-성남정수장-비전2배수지를 통해 각 가정으로 공급하고 있다. 평택시는 대규모 택지개발과 산단조성, 미군기지 이전, 평택항 개발과 관련해 물 수요가 급증해 2018년 하루 22만8748톤을 사용하고 있다. 2019년에는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단일 사업장으로서 최대규모로 하루 5만톤의 공업용수를 사용하고 있다.

평택시는 인구 50만 대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돗물의 90% 이상을 팔당취수장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광역상수도 공급이 부족해지면, 2018년 7월처럼 단수 피해가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 2018년 7월 안중, 포승, 청북 등 서부지역에 물 공급이 3일 동안 중단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여름철 폭염으로 물 사용량이 급증하며 청북배수지 수위가 낮아져 단수 피해로 이어졌다. 평택시는 서부지역의 안정적 수돗물공급을 위해 청북 가압장을 2018년 10월부터 가동하고, 세교가압장, 지산가압장도 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2천600만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호

2018년도 평균 생물학적산소요구량 BOD 수질측정 결과를 비교해 보면 팔당댐 측정소 1.2mg/L, 진위천1(진위면 봉남리) 측정소 2.5mg/L, 안성천2(공도읍 건천리) 측정소 2.5mg/L이다. 약간좋음, 좋음 등급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팔당상수원 수질은 진위천, 안성천 상수원 수질보다 더 좋은 상태로, 응집침전, 여과, 살균소독 등 정수처리 후 수돗물로 사용할 수 있다. 수질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수질개선은 어려운 현실이다.

팔당호는 1973년 팔당댐의 축조로 용수공급, 홍수조절, 수력발전을 위한 다목적댐으로 건설되어 수도권의 휴식공간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1975년 팔당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1981년부터 서울을 비롯한 7개 도시에 급수하였다. 팔당호는 남한강과 북한강 그리고 경안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한강은 강원도 태백시 금대봉 검룡소에서 시작하여 정선, 영월, 충주, 양평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하여 375km로 북한강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크고 많은 지천들이 유입되고 있으며, 충주댐, 괴산댐 등이 상류에 건설 되었다. 북한강은 금강산에서 시작되어 경기도로 흐르면서 한강의 상류를 이루는 강이다. 북한강은 한강의 지류 가운데 가장 긴 강으로 유량이 풍부하여 댐 건설에 유리하여 소양강다목적댐, 화천댐, 춘천댐, 의암댐, 청평댐 등이 건설되었다. 북한강이 양평군 양수리에서 한강의 본류인 남한강과 합류하는데, 이 합류점 이남의 한강을 북한강에 견주어 남한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안성천 유천상수원보호구역

수도권광역상수도사업이 30년 이상 오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지만, 최근에 인천광역시 서구 일대와 강화도 지역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했다. 18일간 지속된 붉은 수돗물로 인해 149개 학교가 생수로 조리하거나 빵과 우유로 급식을 하고, 음식점 영업 손실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 광역상수원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비상시에 지방상수도를 활용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물 공급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 연계방안이 필요하다.

박환우 평택환경시민행동 공동대표본지 환경전문기자

송탄정수장에서 페트병에 담아 생산하는 ‘평택의물’은 비상시에 시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소중한 수자원이다. 모두가 누리는 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송탄정수장과 유천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 공정을 도입하는 등 시설 관리에 힘써야 한다. 평택시는 하루 20만톤 이상의 한강물을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하수처리장과 폐수처리장을 통해 하천으로 방류하고 있다. 오래전 깨끗한 지하수를 마음껏 물 쓰듯 퍼 쓰던 시절은 이제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캄보디아에서는 수돗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 폭염에 따른 물 부족에 대비하여 진위천, 안성천의 상수원보호구역 관리에 힘써야 한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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