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오리와 찰떡궁합 능이백숙으로 지키는 건강

능이버섯의 진가

[평택시민신문] 능이버섯은 깊은 산속 청정지역에서 3년에 한번만 채취가 가능한 귀한 버섯으로 버섯 중의 으뜸으로 꼽힌다. 가을에 참나무나 물참나무 등의 활엽수림 안의 땅 위에 무리지어 자라거나 홀로 자생한다. 함유된 비타민과 무기질은 고기류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흔히 버섯의 맛과 영양 가치를 분류할 때 1능이, 2송이, 3표고라 부르는 것은 능이버섯의 귀함에서 비롯한 말일 것이다.

그 위에 어우러지는 풀 향기, 꽃향기, 흙 향기의 독특한 향이 깃들어있어 향 버섯이라 불리기도 한다. 능이버섯을 듬뿍 넣고 끓인 황금오리백숙, 황금닭백숙 한 그릇 먹는 호사를 누린다면 삼복더위가 두렵지 않다.

한전 뒤 비전동 황금백숙 집을 찾아낸 것은 신선한 미각의 발견 같은 것이었다. 커다란 도자뚝배기에(4인기준) 커다란 오리 한마리와 커다란 능이버섯들이 누르스름 맛깔스런 국물 속에서 식욕을 자극하고 있다. 첫눈에 입맛이 돌고 군침이 꼴깍 넘어가는 것을 참으며 황금백숙의 오광민(57)대표에게 묻었다. “아, 눈이 먼저 즐겁네요. 언제부터 이 맛있는 요리를 시작하신 거예요?” “4년 조금 넘었습니다. 국물 내는 일과 여러 가지 음식들은 그냥 내 식구 먹이는 마음으로 해요. 손님들에도 집 밥 음식 내놓듯이 대접합니다.” 반찬도 손수하고 김치도 손수 담는다고 한다. 밑반찬 어느 것을 집어먹어도 간이 순하고 재료의 깊은 맛이 혀끝에 감돈다. 깔끔한 상차림이다. 밑반찬도 손님을 배려해 뚝배기를 중심으로 양쪽에 두 벌로 놓아준다. 고소한 야채 동그랑땡을 먹으며 오광민 대표의 이야기를 들었다.

시어머니의 음식솜씨를 전수받고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한 음식을 먹으면서 싱겁다 짜다 뭐가 더 들어가야겠다 하고 주문을 많이 했는데 아마 그때부터 남다른 미각을 가지고 있었나 봐요. 거기다 식당을 경영하는 시어머니 밑에서 조수노릇을 하면서 요리에 눈을 뜨게 되었지요.”하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놓는다. 그러면서 음식을 할 때 시간 관리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일러준다. 좋은 식재료는 기본이지만 좋은 식재료를 가지고도 게으름을 부리면 음식 맛은 금방 돌아선다고 한다. 요리 할 때와 좋은 식재료를 구입했을 때, 행복감을 느낀다는 오 대표는 황금백숙에는 능이, 황기, 녹두, 마늘, 대추 등이 들어가고 따로 녹두찹쌀밥을 해놓고 고기를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풀어 찹쌀죽을 쑤어준다.

 

샤브샤브 즐기듯 먹는 오리고기

커다란 오리를 먹기 좋게 쭉쭉 찢어 발라주어 한 점 먹으니 졸깃졸깃하면서도 그 부드러운 식감에 혀가 사르르 녹는다. 설설 끓는 국물에 부추를 취향대로 담가 샤브샤브를 즐기듯 오리고기를 엊어 먹는 즐거운 식사는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간간이 집어먹는 백김치는 아삭아삭 시원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진하게 느껴지는 능 이버섯 향기는 미각과 시각, 후각을 모두 만족시켜준다. 국물만 떠먹어도 건강이 보인다. 막 느껴진다. 무엇보다 황금백숙의 백미는 결대로 쭉쭉 찢은 능이버섯과 국물을 한꺼번에 먹는 구수한 식감에 있다. 고기를 다 먹고 남은 국물에 쑤어주는 녹두찹쌀밥에 자꾸 미련이 남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황금오리백숙 집을 내기 전에 쇠고기전문식당을 한 경험이 있는 오 대표는 오리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약으로도 그만이라는 생각에 몸에 좋은 보양식을 하게 되었다는 말도 덧붙인다. 올 여름에 내놓을 새로운 음식으로 굼벵이백숙을 개발하고 있다 하니 요리도 음식도 끝없는 도전이 필요한 것 같다. 곧 무더위가 계속되고 속이 헛헛해지면 황금백숙이 저절로 생각날 것 같다. 가족끼리 오붓하게 맛좋은 보양식을 즐기며 여름 건강을 지켜내면 어떨까?

■메뉴: 황금백숙(4인기준) 5만8000원, 엄나무백숙 4만8000원, 옻닭 4만8000원. 오리로스‧주물럭 4만5000원, (점심특선)한방삼계탕 1만2000원
■주소: 평남로 648-5(비전동 192-18)
■전화: 031-692-1516

배두순 시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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