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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사라져도 그리움은 남는다

기사승인 2019.08.28  11: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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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지는 마을…마지막 '글갱이마을생명음악회'

부엌산 두고 하나의 공동체 이루며 애환 
함께 해 온 현덕면 글갱이·피우치·대정마을
화양지구 도시 개발로 11월이면 지도에서 사라져
주민들 7번째이자 마지막 음악회 열며 아쉬움 달래

[평택시민신문] “여러분들과 함께 일곱 번째 음악회를 맞이했지만 보시다시피 마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마을이 사라지기 전에 여러분과 공동체를 함께 꿈꾸며 자연을 기억하고 함께 그리움을 간직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마지막을 맞는 ‘글갱이마을생명음악회’의 무대를 열며 사회자는 마을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지난 24일 현덕면 도대3리에 위치한 현덕제일교회에서 마지막 글갱이마을생명음악회가 ‘마을은 사라져도 그리움은 남다’를 주제로 열렸다.

이번 음악회는 ▲가수 도연 ▲평택사물놀이교육원 퓨전타악 ‘타인’ ▲박성희 최보결의 춤의학교 연구원의 ‘평화의 춤’ ▲최재철 성남동성당 신부와 우애카 앙상블 ▲노래하는 사람 임정득 ▲동래학춤 이수자 박소산의 ‘평화의 날개짓’ 공연으로 이뤄졌다.

글갱이마을음악회는 농촌의 아름다움과 생명‧생태‧공동체의 가치를 지역사회와 공유하고자 매년 여름 글갱이‧피우치‧대정마을과 현덕제일교회, 평택시민재단이 개최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시작해 올해로 7회를 맞이한 글갱이마을음악회는 화양지구 개발사업에 지역 일대가 수용됨에 따라 올해를 끝으로 참석자들과 이별을 고하게 됐다.

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에 편입된 도대3리 마을 일대 들녘에 노을이 지고 있다.

화양지구 개발로 마을 사라져

음악회를 함께하는 글갱이(도대3리), 피우치(운정1리), 대정(화양리) 세 마을은 부엌산을 두고 서로 인접해 오랜 세월을 한 마을처럼 지냈다. 세 마을은 피우치 마을회관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1950년대부터 연반계(상례를 지원하기 위해 조직한 계)를 운영해왔다. 또 1972년부터 운산장학회를 만들어 30여년간 1000여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오는 등 사실상 하나의 공동체였다.

그러나 화양리 일대와 운정리‧도대리 일부가 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에 수용되면서 세 마을과 공동체는 사라지게 됐다. 민간제안 환지방식으로 이뤄지는 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지난 2013년 인가됐고 현재 보상작업과 문화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올 11월 착공 예정이다.

글갱이마을은 전체 22가구 중 12가구가 개발지역에 편입돼 이미 7가구가 안중으로 이주했다. 대정마을은 전체가 수용되며 피우치는 7~8가구만이 남게 된다. 음악회가 열리는 현덕제일교회도 보상협의가 마무리 되면 교회를 옮길 예정이다. 이에 주민들은 공동체가 흩어지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박대원 도대3리 이장은 안타까움을 내비치며 말했다.
“현재는 마을회관, 노인회관 등 모든 것이 정리된 상태입니다. 연반계를 포함해 그동안 묶여있던 계도 없어져 모든 공동체가 부셔졌어요. 개발로 지역의 좋은 모습을 볼 수 있겠지만 아쉬움이 많아 개발이 안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도대3리에 거주하는 유수희(82) 씨도 마을이 사라지는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웬만한 사람은 이미 떠났어요. 동네에서 정들이고 살다가 떠나게 되니 많이 아쉽죠. 낯선 곳으로 떠나려니 아파트는 남의 집 같아 여기서 안 떠나고 살면 좋겠어요.”

박상환 현덕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마지막 음악회를 맞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왼쪽부터 이근종 화양1·2리 이장, 이신헌 운정1리 이장, 박대원 도대3리 이장, 박상환 목사)

이별에도 생명의 노래 펼칠 준비돼있어

화양지구 개발로 사라지는 마을을 아쉬워하는 것은 주민만이 아니다. 그간 글갱이마을생명음악회를 같이 준비해온 이들과 매년 음악회를 찾는 이들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2013년부터 음악회를 함께 준비해온 이은우 평택시민재단 이사장도 아쉬움을 표했다. 
“일단 마지막 음악회를 맞아 착잡하고 허전해요. 평택의 아름다운 마을과 자연환경이 더 훼손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번 음악회를 계기로 사람, 마을, 자연이 공존하는 평택시가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이란 아쉬움이 큰 탓인지 마을주민과 교회 교인을 비롯해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참석자들은 마을을 기억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는 마음이 컸다. 헤어짐에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이주 후 새로이 음악회를 개최하길 기대하는 마음과 희망을 표하기도 했다. 음악회를 찾은 이종한 평택시의회 의원도 이 같은 마음을 밝혔다.

“글갱이교회(현덕제일교회)는 지역에서 빛과 소금처럼 문화와 향토적 분위기를 만들어왔는데 마지막이 돼 아쉽죠. 도시개발 후에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기반을 갖춰 다시 음악회를 개최하길 희망합니다."

음악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이 마지막 음악회를 기리며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화양지구 개발사업 착공을 앞둔 현덕면의 세 마을과 그 풍경은 올해를 끝으로 더 이상 볼 수 없다. 하지만 이곳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과 자연은 그동안 음악회를 찾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추억으로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음악회의 무대에서 박상환 목사가 건넨 인사말에도 그러한 기대가 담겨 있었다.

“글갱이마을의 사계절이 은혜였으며 글갱이 마을에서 지낸 시간과 생명음악회를 함께 한 것 그리고 여러분이 선물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해온 일은 헛되지 않았기에 저는 이별에도 노래하고 기뻐하며 생명의 노래를 펼칠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안노연 기자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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