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우와 떠나는 생태기행 8

통복천 수질개선되면 전통시장과 백로 평화롭게 공존 가능

평택은 공원녹지가 부족해 백로서식지와 연계한 보전 필요
통복천 수질개선되면 전통시장과 백로 평화롭게 공존 가능

국도 1호선 동삭교에서 바라본 통복천

[평택시민신문] 

통복천 따라 평택시민 10만명 모여 살아

통복천은 안성시 원곡면 칠곡리 고성산 남서쪽 산자락에서 흐르기 시작한다. 이어 칠곡저수지에 잠시 머물렀다 약 10.5km 거리를 흘러 동삭동·비전동·세교동·통복동 등 평택 중심을 관통하여 신대레포츠공원 앞에서 안성천으로 유입된다.

평택 칠원동과 안성 원곡의 경계인 통복천 칠원교 위에서 바라본 평택은 고층 아파트단지가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비전동 소사벌지구를 비롯해 동삭동, 세교동, 통복지구, 원평동 고평지구 등 도시개발사업으로 통복천 주변은 평택시민 10만여 명이 모여 사는 신도시로 변화하는 중이다.

칠원교에서 1.5km 정도 남쪽으로 내려오다 징검다리에 경기도 삼남길 제10길 소사원길인 칠원동 옥관자정 2.16km, 비전동 동부공원 5.16km 안내하는 이정표가 서 있다. 조선 시대 한양에서 삼남대로를 따라 수원·천안으로 가려면 통복천에서 징검다리로 건너야 했을 것이다. 현재 통복천 위로 경부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 국도45호선, 국도1호선, 국도38호선, 경부선 철도 교량이 촘촘히 연결돼 있다.

 

코로나19로 답답할 때 휴식 제공

통복천 자전거도로는 안성천 자전거도로까지 연결되어 있다. 신대레포츠공원 앞 다리에는 내리문화공원 7.8km, 계양 19km, 평택호관광단지 28.1km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군문교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다 군문교로 안성천을 건너 팽성읍 제방을 따라 조성된 안성천 자전거도로를 달리면 내리문화공원, K-6 미군기지까지 30분이면 갈 수 있다.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통복천·안성천·평택호까지 순환되는 자전거도로를 따라 종일 운동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답답한 시국에도 혼자 자전거를 타고 아산만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소리를 듣노라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통복천 산책로에서는 코로나19로 집안에만 있던 시민들이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걷고 있다. 4월 초에는 통복동과 세교동 구간 제방에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 벚꽃 명소로 사랑받았다. 최근에는 하얀 조팝나무꽃과 철쭉이 피어난다. 더 걷고 싶다면 이곡천 수변공원을 따라 배다리생태공원으로 연결되는 산책로를 권하고 싶다. 걷다가 힘들면 이곡수변공원 주변 카페에서 잠시 커피를 마시는 휴식도 꿀맛이다. 아니면 한적한 벤치에 앉아 작은 휴식을 취해도 좋다. 통복천에서 배다리생태공원까지 연결되는 산책로는 2km 정도 거리여서 걷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

 

각종 개발로 위협받는 백로서식지

통복천 하류 안성천이 합류하는 습지에는 벌써 백로, 왜가리 등 여름 철새들이 물고기를 잡으러 날아왔다. 2023년 조성을 위해 보상사업이 진행 중인 은실근린공원 예정지에 남아 있는 작은 숲이 백로 서식지다. 조용한 숲에 둥지를 만들고 번식을 하던 백로들의 평화가 위태롭다. 국도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음과 세교산업단지에서 날아오는 대기오염물질, 숲 근처까지 접근한 고층아파트, 빌딩 건축공사로 위협받고 있다. 배산임수 살기 좋은 마을 숲에 자리 잡은 세교동 백로 서식지를 보호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평택시는 하루가 다르게 고층아파트단지로 변해가는 동삭동·세교동의 주민들과 야생생물들을 위해서 공원녹지 확보를 위해 재정투입을 서둘러야 한다.

2023년 완료 예정인 동삭동 모산공원이 모산골 방죽을 중심으로 조성되면 이곳 주민들에게 소중한 휴식공간이 될 것이다. 특히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뒷산에 수십년생 나무들이 건강하게 살아있는 원형보전숲이 일부 남아 다행이다. 평택여고 주변에 일부 남아 있던 작은 언덕과 숲은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려 아쉽다.

 

1 통복천 주변 도시개발사업으로 고층아파트 건축공사중 2 통복천 안성천 합류부 습지 3 자전거를 타고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4 모산골성당 뒷산 백로서식지에 백로들이 돌아왔어요 5 배다리저수지가 유원지로 변해가고 새들이 줄어들고 있다. 6 통복천 상류 칠곡저수지 제방에서 바라본 고성산 7 회색 왜가리가 물속을 응시하고 있다.

사람과 백로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어야

통복천을 관통하는 경부선 철도 주변에서는 통복지구·고평지구 도시개발사업이 한창이다. 장마철 집중호우가 내리면 상습적으로 물에 잠기던 천변, 종일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소음이 발생하던 기찻길 옆 낡은 집들이 모두 철거됐다. 오래전부터 구불구불 흐르던 물길은 통복천 직강화 사업으로 물이 흐르지 않고 폐천부지로 방치되어 오다가 현재 철도를 통과하는 지하차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통복시장로터리에서 경부선 철도 위로 건설되었던 통복고가교는 이제 그 수명을 다해 철거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각종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발언권이 약한 저소득층과 야생생물의 보금자리는 고층빌딩의 밝은 불빛에 밀려나고 있다.

도시계획단계부터 저소득층 서민들에게 임대아파트를 제공하고, 야생동물을 위해 백로서식지를 보호하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평택시는 통복천이 환경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2023년까지 수백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고 한다. 현재 4등급수인 통복천 수질을 2등급수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상류 농촌지역 축산시설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원과 개별 식당 등의 개인하수정화시설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이를 위해 시는 조직개편을 통해 환경국에 생태하천과를 신설하고 통복천 수질개선 사업을 집중해서 추진한다고 한다.

공원녹지가 부족한 평택에서 통복천 물줄기와 배다리생태공원을 연계하고, 모산골공원·은실공원 백로서식지를 온전하게 보전하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통복천 주변 도시환경이 정비되고 수질이 2급수로 개선되면 통복시장도 장사가 더 잘되고 백로·왜가리·흰뺨검둥오리와 잉어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게 될 것이다.

 

박환우 본지 환경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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