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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작은 손길

기사승인 2020.06.11  11: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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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집아트 대표

[평택시민신문] 며칠 전 소박하지만 소중한 생명을 살려내는 경험을 하였다.

저녁식사 준비를 위해 간단하게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미오리 한 마리와 뒤를 따르는 아기오리 일곱 마리가 차들이 쌩쌩 달리는 6차선 도로를 건너고 있었다. 배다리공원 저수지와 연결된 내린 저수지에 있던 오리들이 어떤 이유에선지 길 건너 통복천쪽 물가로 이동하는 것 같았다.

교통신호를 알지 못하는 이 무법자들은 다행히 한쪽 3차로는 건넜지만 중앙분리대 턱 앞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어미와 그중 건장했을 새끼오리 두 마리는 어찌 분리대를 넘었는데 나머지 여섯 마리는 분리대 아래서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급하게 비상등을 켜고 속도를 줄여 오리가족 앞에 정차한 나는 차에서 내려 양 팔을 흔들어 뒤차에 비상상황을 알렸다. 이를 인지한 차들이 함께 비상등을 켜며 줄줄이 멈춰 섰고 새끼오리들이 길을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려 그들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내 의도를 알 리 없는 그들은 위협으로 느꼈는지 이리저리 흩어지며 도망 다니기에 바빴다. 결국, 나와 새끼오리들은 달리기 경쟁을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고 작지만 민첩한 새끼들이 내 손에 잡힐 리는 만무했다. 이미 중앙선을 넘어 맞은 편 도로를 횡단하고 있는 어미오리와 새끼오리들은 어미를 따라 차들이 달리고 있는 도로를 건너고 있는 상황이었고, 지나가는 차들 사이에서 이리저리 헤매고 있어 이 또한 긴박하긴 마찬가지였다.

나는 건너지 못한 새끼오리들을 안전한 쪽으로 몰아가면서 동시에 맞은편을 지나는 차량에도 양팔을 흔들어 상황을 알리는 데 노력하였다. 다행히 이쪽 도로도 앞차부터 차량이 서서히 멈추었고, 양쪽 도로 모두 정차한 차들로 긴 줄이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차에서 차분하게 기다려주었고,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트럭 운전기사 한분은 차에서 내려 뿔뿔이 흩어져 도망 다니는 아기오리들을 안전한 곳으로 몰아주는 일을 같이 하셨다.

이 광경을 신기해하면서 가까이서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던 한 남자 중학생이 상황이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 판단했는지 촬영을 멈추고, 건너편 어미오리 무리에 다가가 안전하게 건너는 걸 도와주었다. 여러 사람이 힘을 모은 덕에 오리 가족은 무사히 건너편 천변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한 시간 가까이 오리가족을 구조하는 동안 모든 차량이 멈춰준 것은 아니었지만, 지나가는 차량도 오리들이 다치지 않도록 피해가면서 서행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 시간은 퇴근시간 즈음이라 무더운 기온이 절정을 이루는 시간이었고 차량 소통도 다소 혼잡하였으나 긴 시간동안 운전자들은 차분히 기다려주었고, 때론 오리들이 자기 차량 밑으로 들어가면 내려서 다른 쪽으로 몰아주기도 하였다.

상황을 마무리하고 돌아가려는데 중학생 친구가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였다. 경황이 없어서 확인하지 못하였는데 안타깝게도 아기오리 한마리가 이전에 이미 사고를 피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중학생 친구는 그냥 놔둘 수 없다며 묻어주고 싶다는 말을 내게 해왔고, 주위에서 장갑과 작은 박스를 구해 중학생에게 건네주었다. 그 친구는 죽은 어린 생명을 거두어 천변 화단에 묻어주었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그 속에 사는 동물들이 공존하며 행복하게 사는 세상.

최근 코로나19로 세계의 경제와 공장이 멈추었을 때, 맑아지는 공기와 푸르른 하늘을 우리는 똑똑히 목격하였다. 인간의 욕심이 세상을 얼마나 오염시키는지 피부로 현실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번 작은 일을 계기로 인간 본래의 착한 심성으로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어본다.

마지막으로 작은 생명들을 위해 기다려주신 많은 시민 분들과 헌신적으로 동참해주신 트럭 운전기사님과 용이중 2학년 김병준 학생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물론 이런 나에게도 감사하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평택시민신문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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