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호 바라보며 즐기는 힐링 메뉴

[평택시민신문] 현덕면 신왕리에서 출발하는 평택섶길 4코스 명상길을 따라 걷다 보면 평택호와 마주한 가게를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짙푸른 녹음 속에서 물가를 내려다보는 위치에 자리한 고즈넉한 식당이다. 자갈 깔린 마당을 지나 들어서면 풀벌레와 바람 소리를 벗 삼아 시끄러운 세상 이야기를 잠시 내려둘 수 있을 것 같은 곳. ‘장모사랑’이다.

 

자연 속 고즈넉한 식당

장모사랑이 다시 문을 연 것은 올 6월 1일이다. 우연히 현덕면을 방문했다 가게가 나온 것을 본 유제현·유인환 두 부자가 가게를 인수했다. 가게 앞으로 물이 흐르고 좌우로 산이 있는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됐다고. 특히 드넓게 펼쳐진 논과 밭이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장사를 한다는 것보다 이런 환경 속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만족스럽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손님 중 적지 않은 수도 이 같은 풍경을 만끽하고자 장모사랑을 찾고 있다. 평택호변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과 명상길에서 트래킹을 즐기는 사람부터 인근 마안산과 고동산을 찾은 등산객도 이곳을 주로 찾는다.

 

한방육수와 토종닭이 매력

장모사랑의 가장 큰 매력은 한방 육수다. 양기를 북돋아 주는 인삼과 황기에 근골을 튼튼하게 해주는 가시오갈피·두충, 간을 튼튼히하는 벌나무·정향 등 20여 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육수는 새벽 6시부터 정오까지 꼬박 6시간을 가마솥에서 장작을 때 뭉근하게 끓여낸다. 이후 상온에서 3~4시간에 걸쳐 천천히 식힌 뒤 3~4일간 냉장숙성을 거쳐야만 손님상에 오른다. 육수를 숙성시켜야만 더 깊고 진한 맛이 우러난다.

다음 매력은 토종닭에 있다. 닭은 아산시에 위치한 토종닭 농장에서 오리와 함께 필요한 만큼 그때그때 구입해 사용한다. 통칭 ‘영계’로 불리는 생후 30~40일가량 된 육계 대신 토종닭을 사용해 크기도 클뿐더러 육질도 더 쫀득하다. 특히 백숙에는 토종닭 특유의 큼직한 크기의 닭발과 근위(모래주머니)도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육계가 아님을 알고 좋아하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

진국으로 우러난 한방 육수에 농장에서 기른 토종닭과 오리를 사용한 백숙이 장모사랑의 기본 메뉴이자 주력 메뉴다. 그중에서도 향과 맛이 뛰어난 능이버섯을 사용한 능이백숙이 가장 인기있다. 옻닭·오리는 황칠나무진액을 한방육수와 50대 50으로 섞어 사용한다. 먹고 나면 몸에 열이 나고 기운이 도는 것이 느껴지는 보양식이다.

묵은지 닭도리탕은 1년이 지난 묵은지 반포기에 당근, 감자를 넣고 푹 익혀내 매콤새콤한 맛이 일품이다. 김치는 전부 국산 재료만을 사용해서 담그며 고추, 부추 등은 유 부자가 직접 밭에서 기른 것을 사용한다. 조리에 시간이 걸리는 탓에 한방닭·오리 등은 사전에 예약이 필수다.

들깨삼계탕은 예약 필요 없어

혼자 오거나 우연히 가게에 들른 손님을 위해 예약이 필요 없는 메뉴도 준비돼 있다. 들깨삼계탕은 백숙이 아쉬운 손님을 위해 새롭게 추가한 메뉴다. 찹쌀, 인삼 대추, 은행 등이 가득찬 닭과 들깨국물이 조화를 이뤄 고소하면서도 진한 맛이 난다.

시원한 여름이면 으레 생각나는 콩국수도 장모사랑이 권하는 메뉴다. 국산콩을 갈아 만든 콩국에 신왕리에 위치한 국수공장에서 사온 면을 말아낸다. 고요히 흐르는 평택호 물가를 바라보며 콩국수 한 그릇에 열무김치 한 종지면 여름 더위도 저만치 물러난다.

기본찬으로는 오이소박이, 총각김치, 양파초절임, 제철나물, 고추 등이 나온다. 대부분 두 부자가 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들이다. 특히 아삭한 오이고추를 곁들여 고기를 깻잎장아찌에 싸 먹으면 더욱 감칠맛이 돈다.

식사를 마친 후 테라스로 나와 커피를 마시며 휴식하는 것도 장모사랑을 즐기는 한 방법이다. 테라스에서 말머리를 닮아 ‘마두’라 불리는 언덕과 평택호를 보고 있노라면 고고한 분위기에 잠겨 머리가 맑아진다. 코로나19 등으로 머리도 마음도 복잡한 요즘 같은 시기, 잠시 장모사랑으로 하루 힐링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메뉴 : 능이백숙(닭 또는 오리) 60000원, 한방옻닭·오리 55000원, 묵은지 닭도리탕 55000원, 한방백숙(닭 또는 오리) 50000원, 들깨삼계탕 13000원, 콩국수 7000원
■주소 : 평택시 현덕면 신왕리 101-3
■전화번호 : 031-684-3335 (삼계탕·콩국수 외 예약필수)
■영업시간 : 10:00~19:00 (매주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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