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대상 특단 대책 요구 높아져
입국 전 검사, 기지 밖 마스크 착용,
평택시와 정치권·시민단체 힘모아
주한미군 측에 더 강하게 요구해야 

28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 이용철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마이클 트렘블레이(Michael F. Tremblay) 험프리스 기지사령관과 코로나19 방역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평택시민신문] 미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기면서 미군을 대상으로 한 방역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평택시에 따르면 7월 28일 현재 평택시 코로나 확진자 146명 중 미군 관련 확진자는 103명으로 70%를 웃돈다. 미군 관련 확진자를 세부적으로 보면 미군 68명, 미군부대 계약직 13명, 미군·계약직 가족 22명이다.

미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이어지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팽성·송탄 등 미군기지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미군들이 미국에 있는 가족을 불러들이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현재 미군 대상 방역대책으로는 기지 밖에 나오는 미군들의 마스크 착용이 꼽힌다. 평택시도 이를 수차례 미군 측에 요구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팽성읍에 사는 김아무개(44) 씨는 “마트 등에서 마주치는 미국인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잘 쓰는데 부대를 나온 미군들이 마스크를 쓴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며 “미군기지 내 방역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군사령부가 기지 밖으로 나갈 때 마스크를 쓰라고 명령을 내리면 될텐데 왜 안 지켜지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평택시는 미군이 국내에 들어오기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계속 요구하는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오는 미군은 부대 내에서 2주간 격리·검사 조치를 거친다. 입국 시 확진을 받으면 평택시보건소에 유선으로 연락이 와 확진자 정보가 전달된다. 평택시보건소 담당자는 “우리나라로 입국하기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한다고 미군 측에 수차례 촉구했으나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주한미군이 국내에 입국했을 때 철저히 검역하고 이동 제한을 하는 것 외에 뾰족한 방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미군 관련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면서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미군 측에 강력한 조치를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유의동 국회의원(미래통합당, 평택시을)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주한미군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평택을 비롯한 미군기지 주변 주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현지에서 철저하게 검역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 측에 강력히 요구해서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철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이날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마이클 트렘블레이(Michael F. Tremblay) 험프리스 기지사령관과 코로나19 방역 등 경기도와 주한미군 간 상호협 력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지사는 “최근 국내로 입국하는 미군 장병들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측에서도 경각심을 갖고 방역수칙 준수와 방역대책 추진에 철저히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평택평화시민행동은 같은 날 ‘주한미군 방역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열어 “민관이 협력해서 미군 관련 방역대책을 수립하고 기지밖으로 나오는 미군에 대한 조치, 코로나19 확진 미군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 제공 등을 미군 측에 더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권현미 평택시의회 의원은 주한미군의 적극적인 방역 협조를 촉구하는 시의회 결의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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