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26
default_setImage2
default_setNet1_2

합정동 맛집 홍어대가

기사승인 2020.09.09  12:51:17

공유
default_news_ad1

- 이집 홍어 제대로 하네!

[평택시민신문] 아침저녁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홍어가 제맛을 낸다. 7~8월 금어기가 끝나는 초가을부터 산란을 준비하면서 살이 통통하게 오르기 때문이다. 제철 홍어라도 ‘어떻게 삭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제대로 삭힌 홍어는 씹고 난 후부터 톡 쏘는 싸한 맛이 강해진다. 미각을 장악한 맛은 콧구멍으로 올라가 순식간에 코를 뻥 틔운다. 과격한 청량감에 익숙해질 즈음 혀끝을 감싸는 달작하면서 쫀득한 맛…. 이 맛에 빠지면 홍어는 없어서 못 먹는 음식이 된다.

문제는 제대로 하는 홍어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수입산 홍어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국내산이라 해도 제대로 삭혀야 한다. 이렇게 따지는 이들이 찾는 곳이 바로 합정동에 있는 ‘홍어대가’다.

 

대를 이은 어머니 손맛

홍어대가는 2018년 12월 평택에 문을 열었으나 어머니의 손맛을 2대째 잇는 곳이다. 김숙정(48) 대표는 지금은 작고한 어머니와 대전에서 20년 넘게 홍어 전문점을 운영했다. 김 대표는 “고향이 강진이라 어린시절에 집에서 홍어를 삭혀 먹곤 했다”며 “어머니가 예전 그 맛을 살려 홍어전문점을 내셨다”고 말했다. 7남매의 막내딸인 김 대표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외로움을 느껴 첫째·둘째 언니가 사는 평택으로 옮겨와 2018년 12월 합정동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생물 홍어를 제대로 삭혀낸다. 흑산도·대청도·군산·목포 등에서 가져온 국내산 생물 홍어를 서늘한 곳에서 보름가량 숙성시키며 짠물을 빼낸다. 김 대표는 이 과정을 ‘잠을 재운다’라고 표현한다. 이후 항아리에 홍어와 지푸라기를 켜켜이 쌓고 본격적으로 삭혀 감칠맛을 살린다. 기간에 따라 삭힘 정도가 달라지는데 코를 뻥 틔우는 맛을 내려면 25일 정도가 걸린다. 김 대표는 “상온에서 급히 삭히면 육질이 골아 물러진다”며 “서늘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삭혀야 제대로 된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곱디고운 홍색…이래서 홍어구나

이집 홍어를 보니 붉은빛이 선명하다. 아! 이래서 홍어라고 하는구나. 빛깔부터 참으로 곱다. 게다가 맛은… 소설가 황석영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참으로 이것은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혀와 입과 코와 눈과 모든 오감을 일깨워 흔들어버리는” 맛이다.

삭힌 홍어에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김치를 곁들이면 바로 ‘홍어삼합’이다. 처음에는 묵은김치와 돼지고기 맛에 가려 홍어가 느껴지지 않다가 꼭꼭 씹어 목으로 넘길 무렵 홍어 특유의 맛과 향이 느껴진다. 이집의 묵은김치는 깊은 맛으로 삼합의 맛을 훌륭하게 완성시켜 준다.

싱싱한 생물 회는 삭힌 홍어를 능가하는 별미다. 투명한 빛이 도는 선홍색 살을 고춧가루를 넣은 소금에 찍어 맛본다. 쫄깃한 살이 입안에서 결 따라 부드럽게 흩어진다. 흑산도 사람들은 “회로 먹어도 부족할 판인데 왜 삭혀서 먹느냐”고 한단다. 이집 생홍어회를 맛보면 깊게 공감할 수 있다.

홍어가 여는 새로운 맛의 세계

이집에서는 다른 곳에서 맛보기 어려운 홍어 특수부위를 즐길 수 있다. 먼저 홍어 애(간)를 빼놓을 수 없다. 참기름소금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차갑고 물컹한 첫맛을 음미할 새도 없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눅진하고 고소하면서 상큼한 맛이 놀랍다. 찡한 맛이 정수리까지 닿는다는 홍어 코도 삭힌 것과 생물 두 가지로 즐길 수 있다. 생물로 먹으면 미끄러운 표면 아래 아작거리는 식감과 깔끔한 뒷맛이 조화롭다. 홍어 껍질은 폭신한 듯하면서 쫄깃하다.

홍어의 부드러움을 즐기고 싶다면 홍어찜을 추천한다. 삭힌 홍어나 생홍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삭힌 홍어를 선택하면 순간 기침이 날 정도로 강한 맛이 올라온다. 열을 가했을 때 암모니아가 최고점에 이르기 때문이다. 지느러미께의 뼈는 아작거리는 맛이 일품이고 얹어 내오는 미나리의 강한 향이 조화롭다.

이곳의 끝판왕으로 ‘홍어탕’을 추천할 수 있다. 조선시대 정약전은 <자산어보>에 홍어에 대해 “국을 끓여 먹으면 뱃병에도 좋고, 주기(酒氣)를 없애 주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썼다. 홍어와 홍어애 그리고 채소를 듬뿍 넣어 시원하게 끓인 홍어탕을 맛보면 몇백년의 시간을 넘어 공감하게 된다.

홍어가 아직 익숙하지 않거나 맛있는 줄 모르겠다면 홍어대가 1단계부터 도전해보자. 냄새가 나도 조금만 참고 꼭꼭 씹으면 된다. 그러면 새로운 맛의 세계가 열릴 것이다.

 

■ 메뉴: 홍어탕 3만원(중)·4만원(대), 홍어삼합 5만원(중)·7만원(대), 흑산도홍어삼합 10만원(중)·15만원(대), 흑산홍어코스(3~4인) 30만원, 흑산생홍어회 9만원, 홍어찜(생 또는 삭힌찜) 6만원, 홍어라면 8000원
■ 주소: 평택시 중앙2로 161-1
■ 전화: 031-658-9191 (포장·배달 가능)
■ 영업시간: 오전 10시~ 오후 11시 (연중무휴, 브레이크타임 오후 3~4시)

 

김윤영 기자 webmaster@pttimes.com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모바일 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3
default_news_ad4

최신기사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