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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피해 대비 노력 언제까지 거부할 것인가

기사승인 2020.10.07  12: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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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민신문] 

권현미
평택시의회 의원
산업건설위원회

“화학사고의 위험은 보통의 개인들이 어쩔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그 피해는 모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누군가가 받아들여야 한다면, 그는 자신의 피해가능성을 인정해야 하며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운 공포를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불편함을 피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위험을 부정하고 무시한다. 그리고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을 거부한다.”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김신범 지음)에 실린 오웬스(Owens. WL) 논문 인용

 

우리는 화학물질 속에 살고 있다. 화학물질의 종류와 양은 너무나 많고 매일 새로운 이름의 화학물질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물질을 만든 연구자조차 유해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 화학물질을 우리는 먹기도 하고 바르기도 한다. 내가 살고 있는 방과 거실의 벽지에도, 바닥에도, 욕실에도 화학물질은 어디에나 있다.

그 많은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공장은 평택에 많다. 규모는 전국 6위로 알려져 있다. 화학물질은 너무도 광범위하고 쓰임새도 많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대기업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에도 꼭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돕는 기업들은 평택으로 점점 더 많이 입주할 예정이다. 얼마 전 평택시민환경연대는 반도체 기업이 배출하는 유해물질과 안성천의 수질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주제는 평택시민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평택은 도농복합도시이기 때문이다. 도농복합도시라는 것은 도시와 농촌지역이 통합된 형태의 지자체를 의미하는 말이다. 평택에는 ‘삼성전자’라는 기업도 들어서 있지만, ‘슈퍼오닝’이라는 명품쌀을 생산하는 농촌도 있다는 의미다. 농촌에서 생산하는 쌀을 만들기 위해서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 필요하다.

토론회는 용인시에 들어서게 될 SK하이닉스의 입주로 인해 지역민들이 환경오염을 염려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공장은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 때문에 이천 하이닉스를 제외하고 모두 안성천을 수계로 하고 있다. 곧 고덕 반도체 제2공장은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며 고덕지구의 처리수 방류지점은 평택호와 가깝다. 안성천을 수계로 하는 고삼저수지의 하류인 한천으로 용인 지역의 반도체 용수가 배출될 계획이라고 한다.

2018년 국정감사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의 송옥주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학물질은 667종이며 이 중 수계로 배출 가능한 물질이 145종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검출되지 않아야 할 특정 수질유해물질 32종 외에도 약 100여종의 물질들은 수계로 배출되는 데에 별다른 제재가 없다. 더 큰 문제는 145종의 화학물질들이 수계로 배출될 당시의 허용기준을 만족하더라도 수중에서 물질 간 재합성될 가능성이 있어 더 위험한 물질이 될 수도 있다는 데 있다. 이에 기업 관계자는 수돗물보다 안전하게 처리해서 방류하고 있다고 말해왔으나 실상 이들이 방류수를 반도체 공정에 재이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방류수에 포함되어 있는 화학물질이 원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에 매우 염려스럽다.

이러하기에 우리는 화학물질에 대한 위험성을 잘 알고 대비해야 한다. 화학물질사고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화학물질에 대한 업무만을 전담으로 하는 공무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칸막이행정’을 뛰어넘어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 행정이 필요하다. 하천으로 방류되는 화학물질의 위험성과 대안에 대해서는 평택시의 하천관리팀과 협업하며 기업의 적극적 대안을 유도해야 한다. 화학사고 폭발과 유출에 대한 문제는 기업관리팀과 협업하고, 미군기지 내의 환경오염사고에 대비할 체계를 항시 고민하면서 한미국제교류과와 함께 대안을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 전 ‘화학사고 대응지역대비구축’을 주제로 의회에서 7분 발언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했었다. 그런데 시장이, 부시장이, 환경국장이 지시했던 일이 행정절차를 거치면서 내년까지도 진행이 불가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평택시는 오웬스(Owens)가 지적한 것처럼 화학물질로 야기되는 피해 가능성을 인정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운 공포도 인정해야 한다.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들이 가져올 공포가 불편한가? 화학물질로 인해 다가올 수 있는 비상사태에 대비하려는 노력을 언제까지 거부할 것인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걱정스럽다. 

 

평택시민신문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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