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든 크든 아는 것을 실천에 옮기려고 힘쓴 안재홍 이야기

[평택시민신문] 평택 출신 독립운동가 민세 안재홍과 관련한 단행본이 현재 100여 권 넘게 출간돼 있다. 한국 근현대 지성사에서 안재홍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에 걸쳐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줏대 있게 고민하며 국가비전을 설계하고 실천한 민세 안재홍. 그를 다룬 책들을 찾아 그 의미와 핵심대목, 독서 포인트 등을 소개해 민세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가족과 지인들이 가까이서 보고 느낀 안재홍에 대한 귀중한 증언 담아

이 책은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역임한 김덕형씨가 1972년부터 2년간 잡지에 연재한 글을 단행본으로 묶어서 발간한 것이다. 1976년 처음 출간했고 2013년 자료를 수정해서 다시 간행했다. 한국 근현대사를 수놓은 165인의 이야기를 생애와 일화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이 책의 매력은 인물관련 가족과 지인들의 생생한 증언을 잘 정리하고 있는 점일 것이다. 안재홍편만 해도 1970년대 초 유가족에 대한 취재를 통해 자손들의 상황을 상세하게 정리했다. 또한 외동딸 안서용씨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 사위 이태호씨의 장인에 대한 기억, 일본 와세다대 후배로 언론인 시절 많은 도움을 받았던 이선근 동국대 총장의 귀중한 증언 등을 담고 있다.

 

잦은 옥살이 하느라 외동딸을 안아주지 못해 자라서도 안아준 민세

또한 이 책에는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도 담고 있어 추후 자료 확인이 필요한 대목도 있다. 14세때부터 고향 진위 서당에서 민세를 가르친 스승이 박재대(朴齋大)라는 분이고, 17세때 서울로 올라와 황성기독교청년회 중학부에 다니는 동안에 서북협성학교에 있는 농림강습소에서 7개월간 수학했다는 것, 1927년 신간회 동경지회 창립때 동경을 방문했다는 증언 등이다. 민세는 9차례 걸쳐 7년 3개월 수난을 당했기에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이 책에서 외동딸 안서용씨는 아버지 민세에 대해 몇가지 귀중한 증언도 하고 있다.

본래 유복하던 가산을 정리하여 신문사에 몽땅 바쳐 밀린 직원들의 봉급을 주게하여 어머니가 우시는 것을 보았지요. 생활은 아주 소탈해서 돈이 귀한 줄은 알라고 가르치셨어요. 옥살이를 하느라고 저를 어려서 귀여워해주지 못했다고 자라서도 안아주셨으나 그 깔깔한 수염이 싫었지요. 고명딸이라고 겸상도 잘해주셨지요. 토마토를 즐겨 드셨고 글을 참 많이 쓰셨어요. 밤새워 집필을 자주하셨고요 꽃가꾸기를 좋아하고 친구들의 그림이나 글씨를 표구하여 액자로 걸어놓으시고 여름밤에 별 쳐다보기를 즐기셨어요. 저도 함께 별 보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김덕형, 한국의 명가 근대편2. 21세기북스. 333쪽).

민세는 평소 흥분하거나 골내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민정장관 시절에도 비서나 운전기사들과 꼭 겸상을 했다고 한다. 2대 국회의원 선거때는 유세 중에 상대방을 헐뜯는 이야기가 전혀 없었고 선거 자금이 없어 손님 대접을 못한다고 무척 고민했다고 한다. 이런 증언들을 통해 볼때 민세는 평생 아는 것을 스스로 실천하려고 노력했다고 할수 있다. 높은 절개를 지닌 국가의 선비, 고절(高節)의 국사(國士) 안재홍의 삶과 정신이 더욱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황우갑 본지 시민 전문기자·민세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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