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건  
시민사회재단 공동대표

평택시가 직선제 읍·면·동장이라는 
새로운 사고를 만들 때, 평택 도시도
관행을 넘어 혁신의 엔진 역할 
기대할 수 있을 것 

[평택시민신문]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 조 바이든(Joe Biden)의 국정철학은 힘이 아닌 모범 사례를 통한 세계 리더십이다. 11월 7일 밤 고향, 델라웨어주 윌밍턴(Wilmington, Delaware)에서 연설한 조 바이든의 당선 선언의 한 대목은 다음과 같다. “오늘 밤 전 세계는 미국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이 세계의 청지기 역할에 우리의 최선을 다하리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힘의 본보기가 아닌 모범의 본보기로 이끌 것입니다” 힘이 아닌 모범을 통한 바이든의 리더십은 미국의 민주주의 정신에 기대고 있다. 정장선 평택시장도 민주가치인 시민과의 소통과 공감행정을 잘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모범을 통한 리더십의 관점에서 본 평택시는 관행 의존을 극복하고 지역혁신의 아이콘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주민추천 개방형 직선제 읍·면·동장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첫째, 평택시는 다른 도시들처럼 관행 의존성이 강하다. 연공서열이나 전년도 답습 현행 예산제도가 그 사례들이다. 박진 KDI 교수는 “공무원은 승진을 못해도 버티기만 하면 매년 임금이 올라간다”며 이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창현 지방자치연구원 이사장은 모든 것을 ‘제로’(0)에서 시작하는 영기준예산제도(ZBB: Zero-Based Budgeting System)의 일대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예산 가운데는 이미 정책적 목적이 달성됐거나 그 정책의 실효성이 입증되지 못한 사업이 적지 않을 뿐 아니라 정책 목표가 훌륭한 경우라도 시행할만한 인적자원이나 수용여건이 준비되지 않은 사업이 수두룩하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물론 이러란 사업은 철저한 성과 중심의 평가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둘째, 평택시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다가서야 한다. 도시가 혁신의 엔진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 하버드대학의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의 주장이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거리들은 우리에게 르네상스를 선물했고, 영국 버밍엄의 거리들은 우리에게 산업혁명을 가져다주었다. 현대 런던과 방갈로르, 도쿄가 이룩한 위대한 번영은 새로운 사고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됐다.”

평택시는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삼성과 LG 글로벌 기업들의 등장으로 혁신의 아이콘이 되고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미8군이 상주하고 있어 국제도시로의 새로운 지평을 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변곡점에서 다른 도시의 사례만 쫓는 3류 도시 관료주의의 전형을 넘어서야 한다. 미국 행정학계의 거두 드와이트 왈도(Dwight Waldo) 교수는 그의 은퇴강연에서 “행정학의 목적 중 하나는 현행 행정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했다. 행정학을 의학에 비유한 그는 만약 의학이 병을 못 고치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자문했다. 평택시는 10년간(2010-2019)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 평택시가 교통사고 사망자 1위, 전국 주요 4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절도, 폭력) 발생건수에서 최근 4년간(2016-2019년) 1위를 기록했다. 삼성반도체가 평택에서 가동하고 있으나 평택시가 혁신의 아이콘이 되기 위해서는 삼성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는 교육인프라가 만족스럽지 않아 공장은 평택, 주거지는 평택 밖에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집단지성의 대안이 필요하다.

평택시가 관행에 의존하는 것을 극복하고 지역혁신의 아이콘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 관선 시장보다 민선시장이 행정의 효율을 높이고 소통 민주주의를 더 잘 견인한 사례처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실 한국에 1955년 동장 선거, 1956년 읍·면장 직선제가 있었다. 최소한 지역주민이 원하지 않는 읍·면·동장 사태는 막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풀뿌리 주민자치 실현과 주민에게 권한을 돌려준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될 것이다. 평택시가 소통과 공감을 통해 직선제 읍·면·동장이라는 새로운 사고를 만들 때, 평택 도시도 관행을 넘어 혁신의 엔진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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