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포식과 백승종 <조선의 아버지들> 작가의 저자강연

12월까지 시민공동사업, 독서토론, 책축제 등 진행

2017년 한 책 선포식 이후 행사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평택시민신문>과 평택시가 공동주관하는 ‘한 책 하나 되는 평택’ 사업(이하 한 책 사업)이 지난 15일 평택시립도서관(관장 김종만)에서 열린 ‘2017년 한 책 선포식’을 통해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행사는 평택대학교 메이플 현악중주단의 공연으로 시작됐고, 김옥순 한책도서선정위원장의 선정사 낭독, 백승종 <조선의 아버지들> 저자의 인사말, 역대작가들의 영상메시지, 김금래 <꽃피는 보푸라기>작가의 동시낭독, 김단영(용이초 4) 학생의 <나의 아버지>낭독, 김태현(이충고 3) 학생의 나만의 한 책 경험담 발표가 이어졌고, 마지막 순서로 백승종 작가의 강연이 진행됐다. 한 책 사업은 매년 한 권의 책과 추천도서 10권을 선정해 평택시민이 함게 읽고 생각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대화와 소통이 살아있는 지역공동체를 만들고자 시작된 독서 운동으로, 올해 사업 10회째를 맞이했다.

한편 이날 선포식에서 김기수 한책공동추진위원장은 “10년 동안 지속된 한 책 사업이 서서히 평택에 스며들고 있다. 앞으로도 한 책 사업이 풀뿌리 문화운동으로 널리 퍼져 나가 지역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올해 한 책으로 선정된 <조선의 아버지들>을 시민들이 읽고 토론하여 대화와 소통이 살아있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공재광 시장, “독서·문화 인프라 구축, 한 책 사업 관심 갖겠다”

또한 행사에 참석한 공재광 평택시장은 “최근 안중도서관의 독서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이 모임을 통해 평택의 독서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느꼈다”며 “나 자신도 독서를 소홀히 하지 않고, 덕을 쌓아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평택시에서도 독서 등 문화 인프라에도 신경을 쓰고, 앞으로 한 책 사업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한 책 사업의 일환으로 독서퀴즈, 오행시, 백자평 등 시민공모사업과 독서모임 및 독서토론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지역 내 14개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백승종 작가의 저자강연 및 독서활동이 예정돼 있다. 그리고 10월에는 ‘책축제’를 통해 평택의 독서 문화를 한층 확산시킬 계획이다.

 

>> 백승종 교수 강연

“엄부 모습보다는, ‘사랑의 아버지’가 되자”

백승종 교수

가족으로부터 소외되는 한국 아버지의 모습은 유교적 관습과 밀접한 관련

조선의 아버지들, 고정관념과는 다르게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왜 이런 책을?

산업화된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은 아버지가 없다는 것이다. 아버지 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는 자식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하지만, 자녀들은 아버지에 무관심하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무엇이 문제인가?

아버지들은 외롭다. 가족 중에서 정서적인 고리가 가장 약한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가장 나중에 알게 되는 사람이 아버지인 것처럼 아버지는 가족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아버지가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바쁜 일정도 한 몫을 하지만, 문화적인 장애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국의 유교적 관습에는 ‘엄부자모’ 즉, 아버지는 엄격해야 하고, 어머니는 자비로워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러한 인식으로 아버지들은 자녀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따뜻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숨기기만 한다.

내가 만난 조선의 아버지들

그렇다면 유교의 국가 조선에서 아버지들은 ‘엄부’의 모습만 보였을까? 그렇지 않다.

책에 소개되고 있는 박세당이 쓴 편지에는 아들들을 사랑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는 아들에게 예법을 지키다 죽는 것보다 예법을 지키지 않고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쳤고, 주위 사람들에게 정치적 견해를 내보이기보다는 목숨을 잃을 수 있으니 침묵하라고 충고했다. 박세당 자신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음에도 자식들에게 이러한 충고를 하는 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박세당은 사람이 사람을 상대할 때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순신도 마찬가지였다. <난중일기>를 보면 아들과 아내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예로, 아들 이면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 난중일기에는 ‘죽고싶다’는 표현이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까지 수십 번 나온다. 당대 사람들은 이순신을 석벽이나 빙벽과 같이 무너지지 않고, 흐트러지지 않는 존재라고 평가를 했지만, 그러한 이순신도 자식을 대할 때는 사랑이 넘치는 따뜻한 아버지였다.

우리는 조선의 아버지들을 통해 무엇을 느끼는가?

유교의 나라 조선에서도 아버지들은 자식을 사랑했고, 그 사랑을 표현했다. 오늘날 어머니만 ‘사랑의 어머니’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도 ‘사랑의 아버지’, ‘자상한 아버지’로 표현돼야 한다.

‘엄부’가 되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벗어던져야 한다. 아버지로서, 남자로서 폼을 잡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아버지들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져야 한다. 이를 통해 따뜻한 가정이 회복되고, 따뜻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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