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10월 13일 개교

자랑스러운 부용인…6.25 대한해협 해전 영웅 김창학 하사 배출

총 85회 졸업식에 1만3573명 인재 양성

총동문 운동회, 후배 30명에 장학금 300만원 전달

행복하고 참신한 인재 육성에 동문·학부모 팔 걷고 모여

개교 90년 간 피운 1만3573 송이의 연꽃

평택시 팽성읍 객사리에는 전통과 역사를 품은 초등학교가 이 학교 교가에 등장하는 낙락장송(落落長松)처럼 꼿꼿하게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왔다.

1927년 10월 13일 일제강점 시절 부용공립 보통학교로 문을 연 부용초등학교(교장 조상호)로 올해로 개교 90주년을 맞이했다. 부용초등학교는 개교 이래 85회에 달하는 졸업식을 통해 1만3573명의 부용인을 평택과 국가발전의 역군으로 성장시켰다.

동문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주저함이 없이 앞장서온 부용의 자랑스러운 인물로 고 김창학 해군 하사를 꼽았다. 김창학 하사는 부용초 12회 졸업생으로 6.25전쟁이 발발한 다음날인 1950년 6월26일 부산 앞바다(대한해협)에서 우리 해군의 최초 전투함인 백두산함 조타수로 참전해 후방 깊숙이 침투하려던 수백명의 북한 특수작전부대를 태운 함정과 맞서 싸우다 전사했다. 김 하사는 목숨이 다할 때까지 조타실 키를 놓지 않고 임무를 완수한 공을 인정받아 을지무공훈장을 수여 받았다. 대한해협 전투는 군에서 6.25 전쟁의 성패를 가른 중요한 전투 중 하나로 꼽는다. 동문들과 학교는 2014년 9월 28일 학교 교정에 흉상을 세우고 대한해협 해전의 영웅이자 자랑스러운 부용인 김창학 하사를 기리고 있다.

제21회 부용초 총동문 운동회

개교 90주년 기념 총동문 운동회

지난 11일 부용초 개교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제21회 총동문 운동회가 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각자 다른 삶의 터전에서 생업을 위해 일해 온 동문들은 이날 학교 개교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모여 선후배간의 우의를 다지고 15명의 어린 후배 학생들에게 3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 동문들은 어린 시절 옛 추억을 회상하며 단체줄넘기, 다리 묶고 달리기 등의 경기를 진행하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다.

이날 조상호 교장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면서 “90년 전 이곳 팽성에서 시작된 부용초의 역사는 좀 더 크고 넓은 세상을 품은 아이들의 희망이었으며 그 희망의 연결고리는 이 자리에 함께한 동문여러분에게 이어졌다. 부용의 동문들이 앞으로도 더 높이, 더 멀리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고 김창학 하사 기념 조각상

동문․학부모와 함께 만드는 건강하고 행복한 부용

부용초 교내 곳곳에는 ‘행복부용’이라는 문구를 쉽사리 볼 수 있다. ‘행복부용’ 문구를 눈에 잘 띠는 곳에 표시해 둔 이유는 행복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늘 곁에 두려고 노력하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말처럼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행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올해 8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조상호 교장은 “학생들이 사회에서 쓰임 받는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창시절 기초능력과 바른 인성, 건강한 체력을 배양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며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 동문이 하나가 되어 행복하고 참신한 부용 어린이들로 성장시키기 위해 모든 교육 주체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퇴직을 앞둔 교장으로서 마지막 바람으로 “그동안 동문회와 함께 김창학 하사 흉상 건립, 동문 장학금 마련 등의 일들을 해 왔듯이 100주년 준비에도 동문․학부모․교직원이 힘을 모아 당당하고 행복한 부용인의 자긍심을 높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조상호 부용초 교장

“노력하지 않고 거저 얻는 행복은 없다”

올 8월이면 39년 6개월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한다. 개인적으로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부용초등학교에서 마무리를 짓는 것이 행복하고 영광스럽다. 행복이란 한 순간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올라가 행복이라는 문턱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고 거저 얻을 수 있는 행복은 없다는 말이다.
삶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기본교육이 중요하다. 어린 시절 못 배운 사람들이 잘 배운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모습을 우리는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우리 부용의 학생들이 이용당하는 사람들이 되지 않도록 육체와 정신이 건강하면서도 참신성을 겸비할 수 있도록 남은 시간도 부단히 노력하겠다.

 

김기영 부용초 총동문회장

“국적은 바꿔도 학적은 못 바꾼다”

총동문회장이지만 우리 학교가 개교 90주년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이번 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90주년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어 여러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자신이 태어난 나라가 싫어서 국적은 바꿀 수 있지만 학적은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절감했다.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고 해서 부용초등학교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모든 동문들이 깊이 인식하고 학교를 사랑해주길 바란다. 올 해는 90주년이지만 10년 뒤 100주년을 맞이한다. 학교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바로 세우고, 동문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100주년 행사를 동문회 차원에서 학교와 함께 잘 준비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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